
자동차의 박람회라고 할 수 있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올해 색다른 광경이 연출됐다.
지난 7일 개막 행사에서 크라이슬러그룹 톰 라소다 사장은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케이크 같은 간단한 요리를 만들어 보였다. 이번 모터쇼에서 공개한 크라이슬러 미니밴을 케이크처럼 친숙한 자동차, 마치 빵과 버터(bread&butter) 같은 자동차에 비유한 것이다.
지난해 토요타에 2위 자리를 내준 포드는 행사장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의 영상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같은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2007 CES'에 참석하고 있는 게이츠 회장은 포드와 손을 잡고 만든 새 자동차용 PC, 싱크(SYNC) 시스템에 관해 직접 설명했다.
이 장비를 사용하면 운전자는 목소리 혹은 핸들 조작만으로 전화를 걸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포드는 올해 출시되는 링컨과 머큐리 전 차종에 이 장비를 탑재할 계획이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포드가 MS 카드를 통해 국면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1위 업체답게 미래형 컨셉트카인 전기 자동차 '셰비 볼트'를 공개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GM은 '불편한 진실(inconvenient truth)'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대체 연료 자동차 개발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불편한 진실'은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출연해 지구 온난화 문제를 고발한 화제의 다큐멘터리 제목이기도 하다. 온난화의 주범인 자동차 업체가 역으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컨셉카 개발을 화두로 꺼내든 것이다.
볼트는 가정용 110V 전원에 연결해 한번 충전하면 64㎞까지 갈 수 있고 장거리는 배기량 1000㏄짜리 3기통 가솔린 엔진을 보조로 사용한다. 가솔린 엔진을 주로 하고 전기모터를 보조로 사용하는 토요타식 하이브리드와는 반대 개념이다. 토요타에 미래차 시장을 그대로 넘겨 줄 수 없다는 GM의 야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1위 등극을 눈앞에 둔 토요타는 이미 한 발 앞선 하이브리드 기술에 고성능 스포츠카 개념을 혼합한 컨셉트카 FT-HS를 선보였다.
이에 비해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 참석한지 조차 모를 정도다. 대신 현대차는 국내에서 연일 경제지 1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성과급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시무식을 난장판으로 만든 현대차 노조는 급기야 10일 상경투쟁에 나섰다.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디트로이트에서 생존을 건 투쟁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너무도 비교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