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타고 장터가서 선지국 먹지요"

"벤츠 타고 장터가서 선지국 먹지요"

설악산(강원)=강기택 기자
2008.02.1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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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LIFE]S&T 최평규 회장의 삶과 일

자수성가한 기업인들이 대개 그렇듯 최평규 S&T그룹 회장은 소탈하다. 27살에 사업을 시작해 올해로 29년째. 쉼 없이 달려 왔고 앞으로도 한참 동안은 쉼 없이 달려갈 계획이다. 그에겐 그만의 꿈이 있기 때문이다.

일요일인 지난 17일 아침, 최 회장을 강원도 설악산에서 만났다. S&T그룹이 2박3일 일정으로 전 계열사 직원들의 예비대학생 자녀들과 수험생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었던 직원 부인들을 초청한 자리였다.

최 회장은 서울 목동 집에서 5시에 출발해 설악산으로 왔고 직원가족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로 돼 있었다. 간밤에 지인들과 술을 한 뒤 라면을 먹었다는 최 회장은 "얼굴이 부었다"며 농을 건넸다. 그러나 실제로는 별로 부은 것 같지 않은, 잠을 잘 잔, 뽀얀 얼굴이었다.

기러기 아빠인 그는 집에서든 사택에서든 라면은 직접 끓여 먹는다. 주변에서 건강을 위해 삼가라고 하지만 "밤 11시쯤이면 출출해지면 라면 생각이 간절하다"고 했다. 젊었을 때부터의 버릇이라 어쩔 수 없다는 것.

이날 최 회장이 서울에서 설악으로 왔지만 사실 최일년 중 거의 대부분을S&T대우(23,500원 ▲300 +1.29%)와S&T중공업(24,200원 ▼650 -2.62%)공장이 있는 부산과 창원에서 보낸다. S&T중공업을 인수했을 때는 주로 창원에서 지냈고 S&T대우를 사 들인 뒤로는 주로 부산에서 지낸다. 모두 빠른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었다.

그러다 보니 최 회장의 동선도 주로 부산과 경남 지역 일대에 놓여 있다. 그가 여가시간에 주로 하는 것 중 하나는 드라이빙이다. 일요일에는 차를 몰고 태종대 등 바닷가를 찾아 그만의 시간을 갖는다. 최 회장의 에너지 충전 방식이다.

한 달에 두번 오일장이 열리는 일요일에는 어김없이 차를 몰아 경남 김해장터로 간다. "3500원짜리 선지국밥을 사 먹기 위해서"다. "벤츠 타고 가서 선지국밥을 사 먹으면 주위의 시선이 쏠릴 때도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막걸리도 한잔 걸쳤는데 요즘엔 직접 운전할 때는 마시지 않는다.

177Cm의 건장한 체격이라 골프를 잘 칠 것 같은데 골프는 하지 않는다. "너무 재미 있어 빠져들면 회사가 망할 것 같아서 하지 않는다"는게 그 이유다. 1986년 여주에 있는 골프장에 친구들과 라운딩을 간 이후 클럽을 잡지 않았다.

최 회장은 평일 일과 시간 이후에 직원들과 번개 파티를 자주 갖는다. 회사 인근 식당에서 함께 삼겹살이나 막창 등을 먹는다. 평소 격식을 따지지 않는 그는 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대화하는 걸 좋아 한다. 식사 후에는 빼놓지 않고 노래방으로 향한다.

정태춘의 노래를 좋아하는 최 회장의 노래실력은 수준급. 본인은 "노래 부르길 좋아하는 데 듣는 사람이 괴로울 것"이라고 말하지만 직원들은 이를 부인한다. 애창곡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서해에서', '아침이슬' 등이며 '왕의 남자'에 삽입된 '인연'도 최근에 애창곡에 추가됐다.

그는 대중가요 뿐만 아니라 클래식에도 조예가 깊다. 2006년 S&T그룹이 주최한 음악회에서 관현악단의 연주를 듣고 바이올린 등 일부 악기가 빠진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S&T그룹 사가를 금난새 씨에게 부탁해 짓기도 했다.

이 인연으로 금난새 씨와 절친하게 지내며 최근에는 금난새 씨를 지주회사인 S&T홀딩스의 사외이사로 영입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즐겨 쓰는 말은 '생각 즉시 행동'이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곧바로 실행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는 것. 이는 즉흥적인 의사결정과는 구별된다. 수많은 경험에서 농축됐던 아이디어들의 실행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직원 가족들이 묵은 설악파크호텔(S&T그룹 계열사다) 지배인에게 "호텔에 온천수를 끌어 올릴 수 있느냐"고 질문한 뒤 "비용까지 검토했었고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는 곧바로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최 회장이 올해 사업적인 면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최근 매물로 나온 한국델파이. 그는 "이미 9%의 지분을 갖고 있어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델파이 인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S&T그룹은 한국델파이를 인수할 경우 글로벌 자동차부품그룹으로서의 면모가 완성되게 된다.

또 이를 통해 S&T그룹은 매출 3조원대의 중견그룹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 그룹 관계자들은 한국델파이를 인수하게 되면 M&A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높이고 내실을 다지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얘기였다.

최 회장은 '기업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미 창원에 본사를 둔 S&T그룹 통해 지방에서 어떻게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는지 생생한 실례를 보여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세상에 이로움을 안겨주고 있다. 그의 꿈이 계속 되기를 기대해 본다.

S&T그룹이 지난 15-17일 강원도 속초시 설악파크호텔에서 직원 부인들과 예비대학생 자녀들을 위해 개최한 행사에서 최평규 회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S&T그룹이 지난 15-17일 강원도 속초시 설악파크호텔에서 직원 부인들과 예비대학생 자녀들을 위해 개최한 행사에서 최평규 회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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