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등 상품가 급락에 소매주 탄력…낙폭과다 호재 인식
미증시가 또 한번 막판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다우지수는 초반 -4.43%에서 +4.68%로 급반전했다. S&P500지수도 -4.63%에서 +4.25%로 장중 8%가 넘는 반전에 성공했다.
비록 5일 이평선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10일 기록했던 연저점을 무사히 보호한 채 긴 꼬리가 달린 양봉을 만들어내면서 증시 몰락의 불안감을 씻어냈다.
이날도 실물경기 침체는 증시 초반 악재로 작용했다.
9월 산업생산이 -2.8% 감소하면서 1974년 이후 34년만에 최악의 수치를 나타냈다. 10월 필라델피아 연준 제조업지수는 -37.5를 기록하며 지난 1990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지수는 14로 추락하며 1985년 지수 발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코스피증시에서 사상 최악의 기록이 나온 것처럼 미국 실물경기도 역사에 기록할 정도의 나쁜 수치를 면하지 못했다.
하지만 낙폭 과다보다 좋은 재료는 없다. 아무리 지표가 나쁘고 불안감이 팽배하다고 해도 향후 증시 방향이 하락보다 상승에 무게가 실린다면 저가매수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GM(-2.14%), 씨티(-2.03%), JP모간(-0.54%)이 떨어졌지만 월마트(+9.1%), 맥도널드(+5.7%)가 급등했고, 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엑슨모빌(+11.4%)과 셰브론(+5.2%) 등 정유주도 크게 올랐다.
이는 국제유가(WTI) 등 글로벌 상품가격 하락이 경기침체를 반영하는 악재가 아니라 소매를 자극하는 호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CRB상품지수는 이틀 연속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275로 추락했다. 2004년 9월21일 이후 최저치다. WTI는 배럴당 70달러선도 무너졌다. 지난 7월11일 기록한 최고가(147.27달러)에 비해 50% 넘게 폭락한 상태다.
외환시장도 안정됐다. 전날 99엔대로 재차 하락했던 엔/달러 환율이 101엔선을 회복했으며 엔/유로 환율도 137엔선을 넘어서며 되풀이되는 듯했던 엔강세가 종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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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리보시장은 완만하지만 연일 안정권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하루짜리 리보금리가 1.938%로 떨어지며 지난 3일 이후 다시 2.0%선 밑으로 내려섰다.
1개월과 3개월물 리보금리도 각각 4.27%와 4.50%로 밀리며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또 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던 변동성지수는 하락반전했다.
VIX(S&P500 변동성지수)는 81.17%까지 폭등하며 지난 10일 최고치(76.64%)를 상회했다가 67.61%로 마감됐다.
VXN(나스닥 변동성지수)도 장초반 84.62%까지 치솟으며 전고점(82.42%)을 넘어섰지만 72.39%로 하락했다.
CDS(크레딧디폴트스왑) 금리는 혼조였다. GM CDS가 다시 최고치에 육박했고 BOA, JP모간,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등의 CDS금리가 소폭 상승했으나 씨티 CDS는 하락반전했다.
달러리보, 변동성, CDS, 외환시장 등 4가지 불안지표가 대부분 안정을 찾는 모습을 나타내고 상품가격 하락도 증시와 실물에 호재로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시작함에 따라 최악의 국면은 끝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신용위기의 본질은 부동산 경기에서 출발한 금융위기며 이 문제는 최악의 국면을 지나 해결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면서 "극단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당장 증시 추세전환은 어렵겠지만 향후 시간이 지날수록 지금까지 발표된 신용위기에 대한 대책의 효과나 금리인하의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책들이 아직 완전히 실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물침체 공포까지 합세함에 따라 증시가 일대 타격을 받았지만 지금까지의 대책과 앞으로 더 나올 대응책의 효과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부터는 투자심리와 시장이 모두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어제 코스피증시 상황 자체는 지난 10일보다 악화됐지만 제반상황은 당시보다 다소 나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가의 위험자산 선호도, 단기국제자금시장 경색도, 국내 위험도 등 리스크 지표가 완화되고 있고,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글로벌 정책공조화가 신흥국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증시가 재차 과매도 영역으로 진입한 점 등을 감안하면 증시는 반등 가능 권역이라는 것이다.
1998년 이후 시작된 코스피 상승추세의 50% 되돌림 수준이 1181p이고 2001년 9월 저점부터 상승폭의 50% 되돌림 수준은 1274p다(이윤학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팀장).
이미 지난 10일 1178까지 떨어진 바 있고 전날 다시 1205까지 주저앉았다. 일각에서는 IMF때의 경험을 토대로 고점대비 70% 하락이 나와야 바닥이라고 하지만 완벽한 저점 찾기에 골몰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다.
한 개인 투자자는 "완벽한 저점을 잡지 못하기 때문에 바닥을 확신하는 영역에서는 1차로 1/3을 쏘고, 10% 하락한 시점에서 2차로 1/3을 추가매수한 뒤 또 10%가 떨어지면 마지막 1/3을 투입하는 게 종목에 대한 정석 투자"라면서 "우량주의 경우 추세바닥을 치는 순간 급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같은 전략을 구사해야만 하며 바닥에서 100%를 사려고 드는 사람치고 성공한 예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