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급등장 쪽박주의 한숨

[광화문]급등장 쪽박주의 한숨

유승호 부국장대우 겸 산업부장
2009.04.15 08:07

 "주식시장엔 어느새 봄이 온 것같은데 우린 뭔가…."

 CJ제일제당(226,000원 ▲6,000 +2.73%)삼양사(66,100원 ▲900 +1.38%)등 제당·제분업체들은 요즘 한숨만 내쉬고 있다.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거듭하는 중에도 이들 주가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1분기 실적악화가 예상돼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환율 부담으로 원료 수입가는 올랐는데 정부의 물가관리에 묶여 판매가를 올리지 못해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1분기에만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들은 사회안전망 역할도 하고 있다. 매출·수익 감소로 구조조정을 해야 할 상황인데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에 동참하느라 고용을 오히려 늘리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정부가 가급적 물가를 올리지 말고 사람도 자르지 말아달라고 하는 이유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물가마저 오르고 실업자가 늘어나면 소비는 더욱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물가상승과 고용감소가 소비위축, 경기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경제 주요 구성원인 기업들이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대놓고 뭐라 못해도 "이건 아닌데…"라고 걱정하는 소리도 적지 않다. 물가관리와 사회안전망에 기업의 주머니를 털어넣게 하는 것이 비상상황을 맞아 임시방편은 될지 모르지만 오래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급하니까 우선 그렇게라도 불길을 막아놓되 뭔가 본질적인 대책이 따라줘야 한다.

 환란 당시 '금모으기'가 위기 극복의 촉매가 됐지만 여기에만 의존했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잡셰어링은 세계시장에서 전쟁을 치르는 기업들에 부담임에 분명하다. 군살 없이 날렵한 몸매로 승부해야 할 기업들이 효율성에 역행하게 한다. 기업들이 효율을 극대화하도록 내버려두고 사회안전망 기능은 다른 방안으로 모색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 LG전자는 나가 싸우도록 내버려두고 공익적 성격을 지닌 '사회적기업'을 정책적으로 활성화해 사회안전망 기능을 맡도록 하는 게 어떠냐는 것이다. 재취업·육아·노인문제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사회적기업'을 활성화하자는 얘기다.

 소니, 토요타와 맞서 싸워야할 기업들에 공익적 부담까지 맡길 일이 아니다. 축구·야구선수들에게는 군복무 의무마저 덜어주지 않는가.

 오히려 정부는 전대미문의 경기침체를 맞아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전봇대 뽑기'를 화두로 제시했지만 여전히 전봇대가 경제전쟁에 나서는 기업들의 앞길을 막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때 문제가 된 그 전봇대를 결국 못찾아 그 근처 전봇대 하나 뽑고 왔다는 얘기가 나온다.

 기업들은 은행이 주도하는 구조조정에도 불만이 많다. 지난해 여름까지만해도 돈 써달라고 안달이더니 불과 몇달 만에 갚으라고 으름장을 놓는단다. 사업전망, 사업성격 등과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부채비율 잣대를 갖다대고 침대에 맞춰 발목 자르란 식으로 구조조정을 강요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슬로건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그뒤로 전봇대가 얼마나 뽑혔는지, 얼마나 기업하기 좋아졌는지 구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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