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금통위 호재로 읽었다"

"채권시장, 금통위 호재로 읽었다"

전병윤 기자
2009.05.12 17:10

[채권마감]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금리 급락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채권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은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0%로 동결했는데, 채권시장은 금리 결정 배경을 우호적으로 해석했다.

최근 불거진 과잉 유동성 논란과 관련해, 한은은 '과잉'이 아니라는 쪽에 무게를 둬 향후 통화정책 방향이 돈을 푸는 '확장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은은 또 경기와 물가에 대해서도 보수적이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채권시장은 이를 한은이 당분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읽었고, 적어도 상승 가능성을 줄였다는 데 의미를 뒀다.

금통위가 열린 12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10%포인트씩 하락(가격 상승)한 3.83%, 4.51%로 마감했다. 신용채권 역시 강세였다. 만기 3년짜리 신용등급 'AA-'와 'BBB-' 회사채 금리는 전일대비 0.14%포인트와 0.13%포인트 떨어진 5.49%, 11.71%를 기록, 큰 폭의 강세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거래가 뜸한 가운데 금통위 결과와 한은 총재의 언급을 확인하려는 심리가 강했다. 최근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로 가격이 급락한 탓에 저가매수세가 유입, 금리 하락을 나타내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뚜렷한 관망세였다.

◆기준금리 불확실성 해소

금통위 결과가 나오고, 금리 결정 배경을 설명하면서 시장은 더 강해졌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금리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

양진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 총재가 금통위 후 '아직 유동성 흡수를 본격적으로 거론할 타이밍이 아니며, 때가 와도 한은은 위험도가 높은 자산이나 장기자산이 많지 않아 다른 나라보다 수습하는데 유리하고 통안채 등 수단에 여유가 있다'고 말해, 정책전환을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적어도 연말까지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채권금리도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석원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의 정책금리 동결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으며 경제지표의 실질적인 개선속도를 지켜볼 것"이라며 설명했다. 다만 최근 실물자산 가격의 상승 움직임에도 경기가 재차 침체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므로 하반기에 정책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은의 경기관이 보수적이란 점은 통화정책 방향이 채권시장에 당분간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태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의 정책적 판단과 변화가 기본적으로 '중·장기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우선시하고 있어 단기적 경기 상황과 시장의 선행 평가보다 다소 보수적이고 특히 물가 전망이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따라서 현재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금리 상승 리스크를 완화하는 쪽의 힘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잉유동성 논란 잠재웠다

전문가들은 현재 과잉 유동성 수준인지를 둔 논란을 한은이 어느 정도 교통 정리해 준 것으로 판단했다. 그간 채권시장에선 통화당국이 경기 침체를 막고자 시중에 자금을 너무 푼 탓에 '부작용'을 우려, 재차 돈 줄을 죄는 정책으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양진모 애널리스트는 "논란의 핵심이었던 과잉 유동성 문제에 대해선 이 총재는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와 금융 경제 환경이 크게 바뀌는 상황에서 단기 부동화 현상이 나타난다'라는 이유를 들어, 과잉 유동성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고 판단했다.

박태근 애널리스트는 "일각에서 정책적으로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흡수하는 '탈출 전략(Exit Strategy)'을 제기했지만 그런 흐름을 고려하기엔 경기에 대한 한은의 시각이 보수적임을 보여줬다"며 "한은은 시장의 논란거리인 단기 과잉 유동성 평가를 두고 실질적인 총통화(M2) 등 광의의 장기 유동성 증가 폭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우려를 일축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고채 5년물의 경우 기술적 금리 하단(60일 이동평균선)인 4.50%를 하향 돌파할 경우 20일 이동평균 금리인 4.35%도 테스트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외국인 선물매도…'왝더독' 없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가 이어졌지만, 이번엔 현물과 선물시장 모두 휘둘리지 않고 강세를 유지했다.

이날 외국인은 국채선물 시장에서 2547계약 순매도했지만 6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36틱 오른 110.77로 마감했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지금 같은 장·단기 채권간 금리차에서 대기매수 역시 적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금통위를 기점으로 비웠던 포지션을 채우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의 선물 매도 물량이 갈수록 줄고 있어 금통위를 기점으로 서서히 대량 매도세가 잠잠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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