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스캔들로 국정조사, 유전개발 재원 조달 차질 불가피
수주 부진의 갈증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발(發) 대규모 발주가 페트로브라스의 비리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페트로브라스의 발주 선박은 한국 조선소들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터라 업계는 우려감을 나타내며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의회가 페트로브라스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페트로브라스는 탈세와 편법계약 등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협력업체를 동원해 지난 2006년에서부터 2008년까지 실시된 여러 선거에서 후보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의혹까지 제기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브라질 상원이 이달 중순 페트로브라스에 대한 국정조사를 승인하고 하원에서는 각 정당이 조사위 구성 문제를 놓고 협의 중이다.
조선업계는 페트로브라스에 대한 국정조사로 인해 대서양 연안 심해유전 개발을 위한 재원 조달이 불투명하게 됐다며 우려하고 있다. 페트로브라스는 국내 및 중국, 미국 등 은행들과 재원 확보를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올해 들어서만 30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냈다.
페트로브라스는 2013년까지 심해유전 개발을 위한 1774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이 중 420억달러는 드릴십, 반잠수식 시추선, 부유식원유생산저장장치(FPSO) 등 57척을 발주하는 데 쓸 예정이다. 이 선박들은 한국이 독보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고 있어 한국 조선소들의 독주가 예상돼 왔다.
현지 조선소에만 발주하겠다는 페트로브라스의 지침에 따라 STX유럽(옛 아커야즈)을 통해 브라질 현지에 조선소를 보유한STX(3,530원 0%)와 브라질 아틀란티코 조선소 지분 10%를 사들인삼성중공업(27,900원 ▲1,000 +3.72%)이 수주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업계에 따르면현대중공업(375,000원 ▲24,500 +6.99%)과대우조선해양(128,000원 ▲8,700 +7.29%)도 브라질 현지에 조선소 설립 또는 기존 조선소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을 놓고 물밑 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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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심해유전 개발을 위한 재원 조달은 물론 사업 시행 자체가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룰라 정권의 도덕성이 타격을 받게 되면 천문학적 금액이 투입되는 페트로브라스의 유전개발 사업이 보류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박 발주가 없어 페트로브라스의 대규모 발주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던 게 사실"이라며 "6월 중 발주가 예정돼 있었는데 계획이 취소될까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페트로브라스는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해 조선업계와 금융권을 대상으로 선박 발주 설명회를 갖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STX조선 등을 방문하는 등 대규모 입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