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모토로라의 타산지석

[기자수첩]모토로라의 타산지석

권다희 기자
2009.09.30 07:01

"아이폰은 언제 나오는 거야? 가격대는 얼마 정도할까?!"

요즘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는 심심찮게 아이폰 국내 출시가 화제다. 지구 반대편 소비자들까지 사로잡은 애플의 위력은 놀랍기 그지없다.

애플과 아이폰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독차지하고 있다. 주요 포털의 IT 뉴스에는 앱스토어 다운로드 횟수부터 중국 아이폰 출시 가격까지 다소 과할 정도로 연일 '애플', '아이폰' 뉴스가 쏟아진다.

모토로라도 올해 4분기 새로운 스마트폰 '클릭'을 출시한다. 모바일 폰의 원조격인 '워키토키'로 기술 혁신의 새 역사를 열었던 모토로라가 휴대폰 사업 재기를 위해 꺼낸 회심의 카드이다. 헌데 전문가들의 반응은 영 신통찮다. 성능과 디자인 면에서 기존 스마트폰과 큰 차별점이 없어 아이폰, 블랙베리 등이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의 대세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모토로라 신제품에 대한 미적지근한 반응은 불과 2~3년 전 '단일 모델 1억 개 판매'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운 레이저 열풍과 오버랩 되며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모토로라는 2006년 노키아에 이어 20%대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이후 급락해 올해 2분기 5.6%까지 떨어졌다. 반면 아이폰은 올해 3분기에만 524만 대가 팔리며 626%의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두 기업의 운명을 가른 것은 무엇일까.

마케팅 분야의 대가 잭디시 세스 애모리 대학 교수는 한 때 성공했던 기업이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유로 핵심역량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타성을 꼽았다.

레이저의 성공에 도취돼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며 새로운 기술 표준으로의 변화시기를 놓쳤던 에드 젠더 전 모토로라 CEO의 '전략미스'는 세스 교수 이론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리더의 판단 착오로 한 번의 타이밍을 놓친 대가치고는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모토로라의 추락은 끝이 없다. 역설적으로 리더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단면인 셈이다. 이는 지금 한창 잘나가는 애플과 삼성에게도 남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