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증시의 가장 특징 가운데 하나는 외국인 마음대로 좌우되는 '천수답 장세'로 요약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외국인의 '돈 비'에 좌우되며 증시가 외국인의 손놀음에 휘청대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이 사는 종목은 대형 우량주다. 이들은 종목에 대한 접근보다는 한국을 사는 마음으로 풍부한 자금을 앞세워 국내증시를 공략한다.
우량 대형주가 주당 몇십만원씩 하다보니 개인들은 선뜻 매수에 나서기를 꺼려한다. 적당한 가격에 '많이 오를 것 같은' 종목을 찾아 저울질하지만 외국인이 주도권을 쥔 증시 상승기의 수혜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어떤 이들은 국내증시가 외국인 손에 휘둘리는 천수답 장세를 두고 '국내증시의 수준이 이것밖에 되지 않느냐'며 푸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한탄은 빠른 성과에 집착하는 투자자들도 일조하는 측면이 크다.
주당 몇십만원의 대형 우량주를 안정적으로 사들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해당 주식을 대량으로 포함하는 펀드다. 외국인 주도의 장세에 개인이 맞설 수 없다면 기관에 힘을 실어 맞대응하는 편이 상책은 아니라라도 중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2년 이상 펀드를 유지했지만, 성에 차지 않는 수익률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이탈은 가속도가 붙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넘는 등 상승기인 3분기에 국내주식형펀드 4조9863억원이 순유출됐다. 국내주식형펀드 기준 순유출액은 금투협이 펀드 자금유출입 통계를 만들기 시작한 2006년 3분기 이후 역대 최대 규모였다.
속도와 규모면에서도 2002년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발생한 대량 순유출 당시를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됐다. 적립식펀드도 지난 8월 기준으로 전달에 비해 1조6730억원 감소한 75조2910억원을 기록해 적립식펀드 집계를 시작한 2005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적립식펀드 계좌도 14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천수답 장세에서는 비가 오지 않으면 농사를 망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저수지를 개간하기보다 외국인의 손끝에 일희일비하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에만 의존하는 천기만 탓하는 행동은 이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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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에 맞설 무기를 기관에게 쥐어줄 필요가 있다. 금융위기는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장기투자에 대한 인내를 시험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펀드에 대한 믿음을 다시 부여할 필요가 있다. 미워도 다시 한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