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시도...공모 부담 따른 고육지책
더벨|이 기사는 06월14일(11:30)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신영 해피투모로우1호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가 공모로 모집한 자금 전액을 예치키로 결정했다. 국내 스팩 중 첫 시도다. 원금에 시중 금리 수준의 이자를 보장해 투자 메리트를 높이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영 스팩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공모 자금 예치 비율을 100%로 수정한 내용의 정정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말 증권신고서를 처음 제출했을 때의 예치 비율은 97%였다. 공모로 모은 자금 전액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맡겨두겠다는 것이다.
신영 스팩은 주당 1000원에 1970만주의 신주를 발행해 모두 197억원을 공모로 모집한다. 이번 결정으로 191억900만원이 될 예정이었던 예치 자금이 197억원으로 5억9100만원 늘어나게 됐다.
신영 스팩은 공모 자금을 국민은행에 예치한다. 3년 간 이자율은 정기예금 수준인 3.3% 내외로 협의 중이다. 스팩이 합병에 실패한다고 가정했을 때 예치 비율이 97%라면 3년 후 예치금은 210억여원이 된다. 주당 반환금액은 1069원으로 계산된다.
예치 비율이 100%면 3년 후 예치금은 217억여원으로 늘어난다. 주당 반환금액도 1102원이 된다. 공모 주주들은 합병이 실패하는 최악의 경우에도 국민은행에 연리 3.3%의 정기예금을 든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신영 스팩의 시도는 최근 스팩 공모 시장 침체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예치 비율을 높이는 것은 스팩에 큰 부담이다. 스팩은 합병 성사 전까지 초기 모집 자금만으로 운영 비용을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치 비율을 높이면 운영 자금은 줄어든다. 스팩 시행령에 규정된 예치 비율은 90% 이상. 대우 그린코리아 등 선발 스팩들은 95~97%정도를 예치했다.
당초 신영 스팩은 설립 자본금(2억3000만원)·전환사채 발행자금(발기인 대상, 10억4000만원)에 공모 자금 중 3%(5억9100만원)를 포함해 총 18억9100만원을 운영 자금으로 계획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공모 자금을 쓸 수 없게 돼 운영 자금은 13억원으로 3분의 1이나 줄어들었다. 합병비용까지 고려한 예상 비용이 10억원대임을 고려하면 살림이 상당히 빠듯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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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스팩은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모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선 이 정도 부담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 최근 스팩 공모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신영 스팩 직전 공모를 실시했던 4개 스팩 중 교보KTB·대신·한국투자 등 3개는 수요예측 성적이 부진해 일정을 철회했다. 가까스로 상장에 성공한 메리츠 스팩의 경우에도 대량 실권이 발생해 상장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 40억여원을 자체 자금으로 떠안았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최근 시장 흐름상 공모 성공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예치 비율 조정으로 투자 매력을 높인 것"이라며 "원금 이상의 반환금 보장이 가능한 만큼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공모에 참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