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으로 일단 해라?…예산·인력 쏙 빠진 '누구나 돌봄'에 지자체 골머리

3억으로 일단 해라?…예산·인력 쏙 빠진 '누구나 돌봄'에 지자체 골머리

정인지 기자, 황예림 기자
2026.03.24 13:00

[흩어진 복지, 신청 한번에 '통합돌봄']③정부·지자체 역할 명확 필요

[편집자주] 집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돌봄 서비스를 종합 제공하는 통합돌봄사업이 오는 27일 전국에서 본격 시작된다. 지난해 노인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하고 2050년에는 국민 40%가 노인이 되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제도의 기틀은 마련됐지만 의료 시설 등 환경에 따라 지역 격차는 큰 상황이다. 노인을 실제로 돌볼 요양보호사, 방문 의사 등도 부족한 상황이다. 돌봄이 필요한 누구나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개선책을 찾아본다.

정부는 통합돌봄을 2030년까지 '돌봄이 필요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추정 예산과 인력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로드맵까지 4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서비스 개발, 인력 채용 등 많은 부분이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에 기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의료취약지역 등은 지자체의 의지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만큼 정부가 공공기반시설을 책임지고 공급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통합돌봄 시행 먼저, 제도 개선·예산은 나중에
통합돌봄 로드맵/그래픽=최헌정
통합돌봄 로드맵/그래픽=최헌정

24일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추진 로드맵 3단계'에 따르면 통합돌봄은 앞으로 2030년까지 몸이 불편한 모든 사람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시설이 아닌 집에서의 삶'을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도입기(1단계)로, 기존 30종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집중한다. 2028~2029년(2단계)에는 통합돌봄 대상을 중증 정신질환자로 확대하고, 모든 장애인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2030년 이후(3단계)부터는 돌봄 필요도가 높은 대상자 유형을 분석해 추가 확대한다. 이때까지 돌봄서비스 30종을 추가해 총 60종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현재보다 2배로 증가하는 셈이다.

하지만 '실행'은 기존 제도와 지자체의 의지에 기대고 있다. 통합돌봄에 책정된 올해 예산은 914억원이다. 이중 한시적 인력 지원금, 제도 구축비 등을 제외하고 지역 서비스 확충을 위한 예산은 620억원으로, 각 지자체당 평균 3억원 꼴이다. 정부는 "이 외에도 건강보험, 장기요양 등 다양한 재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두 재원 모두 고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충분한 답이 되지 못하고 있다. 로드맵 달성을 위한 전체 예산 규모도 올해 실태조사를 시행한 뒤 산정한다.

중앙정부가 나서야 할 '통합돌봄제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법·제도 정비'는 2단계로, '돌봄재원의 중장기 개선방안'은 3단계로 예정돼 있다. 법과 예산 측면에서 어느 정도 지원이 가능한지 모른 채 지자체는 서비스 발굴에 나서야 한다.

김창보 덕성여대 교수는 "(현재처럼 지자체의 재원에 기대면) 통합돌봄 서비스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지자체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며 "지역별 서비스 인프라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로드맵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자체는 인력과 시설 인프라를 늘리는 데 돈을 써도 예산이 부족한 형편인데 서비스까지 개발할 여력이 되겠냐"고 강조했다.

일본은 10년전부터 준비...매년 1.5조 조달
일본의 지역의료 개호종합 확보 기금 예산/그래픽=최헌정
일본의 지역의료 개호종합 확보 기금 예산/그래픽=최헌정

때문에 통합돌봄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 지역 격차를 해소하고 관련 재원을 마련하는 등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은 지난해 단카이세대(베이비붐 세대)가 75세를 맞이하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2014년부터 '지역의료 개호종합 확보 기금'을 구성했다.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가 각각 3분의 2, 3분의 1을 분담해 연간 1조4000억~2조원 규모의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기금은 통합돌봄 체제 안착을 위한 지역 의료기관 시설 지원, 개호시설 정비, 의료·돌봄 종사자 확보 등에 사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의료계에서는 기금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 국가에서 100%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3년에 시행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필수의료기관 지정 및 지원 △의료취약지 거점의료기관 지정 등 의료기반 확충을 위한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 다만 '지자체가 할 수 있다'는 문구를 통해 가능성을 열어뒀을 뿐, 강제성이 없어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돌봄통합지원법에도 기초지자체는 대상자 발굴,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 서비스연계·제공 등 모든 실질적인 업무를 행해야 하지만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는 '정책 수립 및 지원'에 그치고 있다.

김아래미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예산 확보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는 돌봄 수요에 따라 필요한 예산이 얼마인지도 측정이 안된 상황"이라며 "통합돌봄이 2019년부터 선도사업으로 시작된 점을 고려할 때 정부의 의지와 준비가 미진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예산으로는 읍·면·동에서 전담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자체의 서비스 개발을 위해서는 포괄보조금 형태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해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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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인지 기자입니다.

황예림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황예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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