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연 SPAC, 투자자 반응 '냉온탕'

시장 연 SPAC, 투자자 반응 '냉온탕'

이재영 기자
2010.07.01 11:34

[thebell League Table/상반기] 7건 상장·2750억 공모

더벨|이 기사는 07월01일(07:15)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주식자본시장(ECM)에는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가 처음 등장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스팩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온탕을 오갔다.

올 상반기에 상장에 성공한 스팩은 모두 7곳이다. 코스피에 3곳, 코스닥에 4곳이 상장했다. 국내 상장 1호인 대우증권 그린코리아 스팩이 공모로 875억 원을 조달한 것을 포함해 총 2750억 원을 시장에서 끌어 들였다.

스팩 출시 초기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2월 말 실시된 대우 스팩 IPO 공모에는 일반에 배정된 750만 주에 6억5200만주의 청약이 들어오며 청약경쟁률 87대 1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만 1조1400억원이 몰렸다. 이어 공모를 진행한 미래에셋·현대·동양 스팩도 연이어 공모에 성공했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며 주가도 뛰어올랐다. 미래에셋 스팩 주가는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한때 공모가(1500원)의 2배가 넘는 3810원까지 올랐다. 하루 거래량은 2500만 주에 육박했다. 새로운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주가 급등세로 이어지며 거래는 과열 양상을 띠었다.

하지만 스팩 거품이 빠지는 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3월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스팩 테마'는 4월 초가 되자 힘을 잃었다. 금융당국이 잇따라 규제책을 내놓으며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건 데다 세금 제도상 한국형 스팩은 1년 뒤에나 합병이 가능한 점 등이 알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관심이 시들해지자 투자자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5월 상장한 우리·신한 스팩은 첫 날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여기에 유럽 발 금융 위기까지 겹치자 공모가가 무너진 스팩이 속출했다. 공모가 1만 원에 상장한 우리 스팩은 9320원까지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구조적인 한계도 드러났다. 선발 스팩의 성공 여부를 지켜보고 있던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스팩을 쏟아내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버린 것이다.

공모 실패가 이어졌다. 5월 말 이후 공모를 진행한 스팩 4곳 중 3곳(교보KTB·대신·한국투자 스팩)이 수요예측에 실패하고 IPO 일정을 철회했다. 메리츠 스팩은 최종 실권주 40억여 원을 주관사(삼성증권·메리츠종금증권)가 떠안았다. 선진국 형 금융상품으로 각광받던 스팩이 도입 반 년 만에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셈이다.

스팩에 대한 시장 반응은 아직 싸늘하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이 스팩에 투자할 적기라는 진단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합병에 실패하면 원금에 일부 이자를 돌려주는 특성상 지금 스팩 주식을 사면 무위험 차익이 가능한데다 선발 스팩의 인수합병 소식이 1~2달 안에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팩 관계자는 "최근 스팩 공모 시장의 부진한 흐름에는 스팩 간 경쟁을 완화하는 순기능도 있다"며 "올 하반기 선발 스팩의 M&A 움직임이 시작되면 시장 상황은 상당히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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