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 혜택, 홀대받는 금융투자업계

[기자수첩]세 혜택, 홀대받는 금융투자업계

전병윤 기자
2010.08.31 09:01

"세제 개편을 보면 금융투자업계가 동네북이란 느낌이 듭니다"

지난주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을 명분으로 한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를 지켜본 모 증권사 대표의 말이다.

지출해야 할 돈은 정해져 있고, 거둬야 할 돈은 한계가 있는 만큼 세금 정책에 있어 정부의 정책적 판단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현 정부 들어 펀드나 증권관련 세제혜택은 사라진 게 한 두 개가 아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푸대접을 받는다는 불만이 나올 만도 하다.

이번 개편안에서도 3년 이상 장기보유주식의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내년부터 사라진다. 선박펀드의 분리과세 특례의 경우는 일몰은 연장됐지만 투자금액의 인정범위가 3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개편안에서는 올해부터 매도 금액의 0.3%를 내야 하는 증권거래세가 공모펀드 뿐 아니라 모든 연기금에게도 적용됐다. 안 내던 거래세를 내면 그만큼 수익률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상장지수펀드(ETF)의 배당소득세 과세에다 해외투자펀드의 배당소득세 비과세도 올해부터 사라졌고 3년 이상 장기 투자펀드에 대한 과세 혜택 등도 없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29일 발표된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책을 지켜보는 금융투자업계의 소외감은 더 커지는 듯하다.

펀드는 1가구 1계좌가 된 지 오래다. 펀드 투자는 과거처럼 고수익을 좇았던 일부의 얘기거나 돈 있는 거액자산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서민들에게 보편화된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았는데도 홀대받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더구나 요즘처럼 펀드환매 불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 문제는 환매에 기름 붓는 격일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당장 세금을 매기면 세수 확보야 쉽지만 전체 시장이 줄어들면 미래의 세수 증대를 장담할 수 없다는 면을 간과해선 곤란하다. 실제로 올해부터 공모펀드에 증권거래세를 과세하면서 차익거래시장이 된서리를 맞아 전년보다 44%나 급감했다.

시장은 예민하다. 더구나 조그만 수익을 놓고도 하루하루 전쟁을 벌이는 증권시장은 더욱 그렇다. 세금이란 복병이 전체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요소일 수 있다. 세수확보와 시장 위축을 방지하기 위한 적정 수준의 세율에 대한 정책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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