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12월28일(10:06)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문화콘텐츠'는 메이저 사업이 아니었다. 전문 투자부서를 둔 업체가 많지 않았다. 이를 키우고자 하는 곳도 적었다. 돈이 안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문화콘텐츠로의 투자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일부 대형 벤처캐피탈이나 영화전문 투자업체를 중심으로 중소규모의 출자 및 투자집행만 간간이 이뤄졌다.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는 시장이었다.
그런데 최근 문화콘텐츠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이 급변하고 있다. 무궁무진한 투자가치를 깨달으면서부터다. 전 세계적으로 문화콘텐츠 사업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도 가치 재평가에 한몫했다.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인식의 전환은 자금을 몰고 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벤처캐피탈 업계의 주요 유한책임투자자(LP)로 떠올랐다. 문화부가 책정한 내년도 출자액은 900억원에 달한다. 문화콘텐츠펀드와 글로벌펀드 조성에 각각 500억원, 4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출자금(60억원)까지 합칠 경우 2011년 문화콘텐츠 부문 출자규모는 약 1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중진계정의 내년도 예산이 올해 3분의 1수준인 320억원으로 대폭 삭감된 것과 대조적이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서서히 "이제 대세는 문화콘텐츠"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간 문화콘텐츠 부문에 투자했던 업체 뿐 아니라 다른 부문 투자에 집중했던 곳도 앞으로는 생존을 위해 이 부문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문화콘텐츠 자금유치를 향한 벤처캐피탈 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올해 인수합병(M&A), 사업부 독립 등 각자의 방법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 업체들이 내년을 맞을 만반의 채비를 갖췄다.
문화콘텐츠 전문 투자업체 보스톤창투는 최근 리딩증권에 인수돼 리딩인베스트먼트로 재탄생했다. 아시아인베스트먼트도 연예기획사 IHQ에 인수된 뒤 사세를 키우고 있다. 베넥스인베스트먼트는 콘텐츠 부문만을 독립, BMC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기존 영화투자 부문 강자로 군림해 온 벤처캐피탈의 도전도 만만찮다. 국내 유일의 '영업흑자' 영화투자펀드를 보유한 소빅창업투자와 올해 문화부계정에서 자금을 출자받은 이수창업투자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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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 문화콘텐츠 시장은 성장성에 비해 펀딩시장이 빈약하다는 비판을 들었다. 이 시장에 벤처캐피탈 업계가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사업육성에 대규모 자금을 출자하는 정부도 칭찬받기에 충분하다.
문화콘텐츠는 더 이상 벤처캐피탈 업계의 비주류 사업이 아니다. 돈이 안되는 사업도 아니다. 어떻게 투자를 집행하고 프로세스를 관리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메이저 사업이 된 것이다.
많은 벤처캐피탈이 문화콘텐츠 부문에서 역량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트랙레코드를 쌓기를 바란다. 역량있는 벤처캐피탈이 투자를 늘려나가면, 그만큼 국내 문화콘텐츠 사업도 발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