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증권사, 헤지펀드팀 선발...'스핀오프' 준비

대형증권사, 헤지펀드팀 선발...'스핀오프' 준비

임상연 기자
2011.05.02 16:05

대우·우리·한국證등 운용부서 떼 내 헤지펀드 설립..."계열 운용사 이해상충 문제 없어"

대형증권사들의 한국형 헤지펀드(hedge fund) 시장진출 전략이 속속 윤곽을 드러나고 있다. 대우증권에 이어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운용부서를 떼어 내 자회사 형태로 헤지펀드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헤지펀드 설립 및 운용을 지원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Prime Brokerage)에게는 헤지펀드 운용자격을 부여하지 않기로 하자 직접 운용 대신, 사내분사(스핀오프 Spin-off)란 우회적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신수종사업인 프라임브로커리지는 물론 헤지펀드까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업계 최대 규모의 트레이딩부서를 운영중인 우리투자증권은 금융당국이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안을 최종 발표하면 트레이딩부서 내 일부를 떼어내 회사형 헤지펀드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우리투자증권(35,600원 ▲2,200 +6.59%)은 이미 헤지펀드 설립을 위한 6~7명의 '특공대'까지 뽑아 놓은 상태로 이들 전문 운용인력은 헤지펀드 설립과 함께 회사를 옮기게 된다. 초기에는 아비트러지(Arbitrage 차익거래) 전략을 이용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를 만든단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 고위관계자는 "회사형 헤지펀드를 설립해 인력을 배치하고, 직접 고객들의 자산을 운용할 것"이라며 "이미 트레이딩부서 내에서 헤지펀드 운용전략별로 인력을 선발해 놨다"고 밝혔다.

그는 또 "헤지펀드 전략에 따라 다르겠지만 초기에는 7명 내외의 인력으로 헤지펀드를 설립할 것"이라며 "업계 최고 수준의 운용인력과 성과를 가지고 있는 만큼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트레이딩부서를 분할해 헤지펀드 설립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고위관계자는 "프라임브로커리지와 헤지펀드 운용 겸업이 불가능할 경우 스핀오프를 고려하고 있다"며 "아직 금융당국의 최종발표가 없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긴 힘들다"고 밝혔다.

앞서대우증권(67,700원 ▲1,000 +1.5%)은 프롭트레이딩(Prop trading)부서를 떼어 내 헤지펀드 전문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밝힌 상태다. 대우증권은 이미 2년 전부터 프롭트레이딩 부서 내에서 롱숏(Long-short) 등 헤지펀드 전략을 이용해 수 백 억원의 자기자본을 운용해왔다.

이밖에 삼성, 현대,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증권사들도 직접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증권사들이 그룹내 계열 운용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핀오프 형태로 직접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판매와 운용이 분리된 현재의 펀드 시스템으론 시장 공략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또 롱(Long) 전략만 구사하는 국내 운용사들이 상반된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어렵다는 설명이다.

우리투자증권 고위관계자는 "헤지펀드와 현재 운용사들이 운용하는 정통 성장형 펀드는 운용전략은 물론 타겟 고객층도 완전히 다르다"며 "자회사를 통해 직접 헤지펀드를 취급한다고 해서 계열 운용사와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도 "성장 중심의 매수전략을 추구하는 국내 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매도 포지션을 활용하는 헤지펀드를 운용할 경우 운용철학과 전략이 충돌할 수 있다"며 "따라서 증권사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사들도 스핀오프 형태로 시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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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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