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비극과 포털…그 경계는?

유명인의 비극과 포털…그 경계는?

엔터산업팀=정현수,김동하,이규창,김건우 기자
2011.06.02 07:35

[엔터&머니]비극의 경제학 <3>포털과 SNS

[편집자주] '자살·지진·이혼 등…'. 타인의 불행을 이용한 '어둠의 산업'들이 판을 치고있다. 방송·출판·광고·미디어·포털·SNS 등 다양한 매체를 타고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며, 비극의 주인공들을 '돈벌이'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사회에 갈수록 심화되는 '비극의 경제학'을 머니투데이 엔터산업팀이 짚어봤다.

고 송지선 아나운서의 자살은 인터넷 문화에 또 다른 숙제를 안겼다. 포털 인기검색어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무한확대되면서 인터넷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라는 비판까지 등장했다. 특히 자살 전부터 송씨의 비극적 루머를 전파하는 '주된 무대'였던 포털은 앞으로 '넷심'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송지선 아나운서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5월23일.NHN(201,500원 ▼5,500 -2.66%)의 네이버와다음(45,800원 ▼1,300 -2.76%)등 국내 주요 포털들은 관련기사 댓글을 모두 차단했다. 고인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내부 정책에 따른 판단이었다. 자살 전 관련기사를 메인화면에 도배하다시피 한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포털업체들이 기사 댓글을 전면 차단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주로 연예인의 자살이 잇따를 때였다. 시초는 고 최진실씨가 자살했던 지난 2008년 10월. 포털업체들은 최진실씨의 자살 이후 악성루머가 확산되자 댓글을 전면 차단했다.

이후에도 연예인의 자살이나 선거 등과 관련해 포털업체들은 댓글을 차단하는 정책을 유지해왔다. 관련인의 요청 없이 포털업체들의 자의적으로 판단해 내린 결정이었다. 명예훼손이나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였다고 하지만, 면피용이라는 날선 시각들도 있다.

현재 국내 포털업체들은 나름의 게시글 관련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도가 '게시중단요청' 서비스다. 포털업체들은 뉴스 댓글이나 카페·블로그에 올라온 게시글 중 관련인의 요청이 있을 경우 '블라인드' 처리를 해주고 있다.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게시중단 요청을 할 경우 30일동안 노출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한 포털사이트의 송지선 검색결과. 위에 연관검색어들이 즐비하다.
한 포털사이트의 송지선 검색결과. 위에 연관검색어들이 즐비하다.

만약 게시글을 올린 사용자가 이에 반발해 문제를 제기할 경우 포털업체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판단을 요구할 수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명예훼손 등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게시글은 영원히 삭제된다. 하지만 블라인드 처리된 대다수의 게시글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까지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댓글과 달리 연관검색어 등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잣대를 보이고 있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연관검색어와 관련해 해당 인물 등의 요청이 없어도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으면 자의적으로 삭제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실제로 최근 모 정치인의 연관검색어가 삭제되는 일이 발생했다. 사실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송지선 아나운서의 경우 현재까지도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는 다수의 연관검색어가 게재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 대다수가 포털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털업체들이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이슈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게시글 관리에 보다 명확한 기준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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