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증권수수료 인하, '감동'이 없다

[기자수첩]증권수수료 인하, '감동'이 없다

황국상 기자
2011.10.27 17:29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잇달아 이사회를 열고 이들 기관이 증권사에 부과하던 각종 수수료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이해 투자자와 회원사(증권사 등)의 고통을 분담하고 시장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투자자들이 받게 되는 혜택은 어느정도일까.

어느 투자자의 주식 거래대금이 100만원일 때 증권사가 거래소와 예탁원에 내는 수수료는 각각 33원(0.000033%), 13원(0.000013%) 등 총 46원이다.

증권사는 거래대금에 비례해 다시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사별로, 거래 매체별로 수수료율이 다르긴 하지만 100만원 거래대금당 증권사가 투자자에 부과하는 수수료는 약 200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바로 이 2000원에 증권사가 거래소·예탁원 등에 내는 수수료 46원을 비롯한 서비스요금들이 포함된다. 즉 증권사들이 수수료를 깎아줄 수 있는 돈은 그야말로 '껌값'이다.

업계에서 가장 싼 수수료율(주식기준)로 꼽히는 '0.015%'를 적용해보면, 100만원 거래시 수수료가 150원에서 46원을 깍아주는 것이다. 150원을 내던 사람이 104원을 낸다고 해서 얼마나 '효용'을 느낄수 있을지 의문이다.

고객들에게 받는 수수료를 내리지 않고 증권사들이 기관수수료 인하 혜택만 챙긴다고 해도 규모는 크지 않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식 뿐 아니라 파생상품을 아우르더라도 거래대금 10조원당 7억5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절감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거래소, 예탁원 등 유관기관은 '수수료 인하' 카드로 생색을 낸다.

올해엔 지난 15일, 22일 연달아 열린 금융권 규탄집회 등으로 여론이 악화돼 있어서 그런지 발표자료에 '고통분담', '동반성장'과 같은 미사여구가 유난히 눈에 뜬다.

안하느것 보다야 낫겠지만, 이처럼 실질적인 '고통분담'과는 거리가 멀기에 감동이 뒤따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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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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