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웅진코웨이 매각도 외국계 잔치?

[기자수첩]웅진코웨이 매각도 외국계 잔치?

오정은 기자
2012.02.09 15:39

"솔직히 아쉽죠, 아예 제안조차 받지 못했으니…."

최근 막이 오른웅진코웨이(86,100원 ▼1,300 -1.49%)매각 '딜'을 놓고 국내 증권사 IB(투자은행)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번 매각은 1조5000억원 규모로 IB업계에선하이마트(8,010원 ▼90 -1.11%)에 이어 또하나의 '잭팟'으로 간주된다.

웅진그룹은 윤석금 회장의 '용단'으로 매각방침을 공표하자마자 주간사 선정을 위한 RFP(제안요청서)를 JP모간,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간스탠리에 발송했다. 매각계획을 발표한 지 하루 뒤인 7일 이들은 이미 인수구조 등에 대한 PT(프레젠테이션)까지 마쳤는데 그 다음날 골드만삭스가 단독 주간사로 선정됐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골드만삭스가 아이마켓코리아(IMK)와 하이마트 등 웅진코웨이 사업모델과 유사한 회사 매각을 성공적으로 자문한 경험을 샀다"고 설명했다.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매각절차를 두고 웅진의 사정이 그만큼 어려운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자금이 급한 곳일수록 인수자를 빨리 찾아주는 모집능력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이유에서 M&A 경험이 많고 브랜드가치가 높은 외국계 IB에만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IB들은 안타깝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RFP조차 (국내업체에) 안보낸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며 "웅진코웨이가 국내업체에 팔릴 가능성도 높은데 공동주간사로 선정될 기회조차 사라졌다"고 말했다.

물론 자조섞인 분위기도 포착된다. 다른 국내증권사의 IB 관계자는 "한동안 국내 IB와 외국계 IB가 딜을 공동 주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외국계 단독 주간이 늘었다"며 "결국 능력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낙점됐을 뿐"이라며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유럽발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위기 돌파 차원의 글로벌 딜도 크게 늘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해외기업 인수규모가 역대 최대였을 정도다. 국내 IB의 역량은 글로벌 도전은 차치하고 국내 딜조차 참여하기 힘든 걸음마 단계에 있는 모양새다. 한때 거창했던 IB 육성의 목소리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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