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중 FTA 추진속도 적절한가

[기자수첩]한중 FTA 추진속도 적절한가

송정훈 기자
2012.02.09 17:25

자유무역협정(FTA)이 다시 핫이슈로 떠올랐다. 외교통상부가 한중 FTA 협상 개시를 위한 공청회를 오는 24일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유럽연합(EU), 미국에 이어 중국과의 FTA 협상이 본격 개막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중국에서 후진타오 주석과 만나 FTA 협상 국내 절차를 밟겠다고 약속한지 한 달 만이다.

반면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한미 FTA 폐기를 선언하며 맞불을 지르고 나섰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8일 "올해 대선에서 집권하면 한미 FTA를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이 같은 내용의 공개서한을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보냈다. 올해 선거 국면에서 한미 FTA 폐기를 정치 쟁점화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중 FTA 협상 진행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의 FTA가 너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오해를 해소하는데 주력했다. 박 본부장은 "일부에서 졸속이라는 말을 하는데 그 동안 의견수렴 작업을 충분히 거쳤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본부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의견수렴이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외교부는 최근 한 달 간 다섯 차례의 간담회와 토론회를 개최했지만 중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최대 민감 분야로 꼽히는 농축산업 간담회는 한 차례 밖에 없었다. 게다가 외교부는 이 달 중 추가로 한 차례의 공청회를 개최한 후 중국과의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그동안 미국, 유럽연합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 협상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지난 2007년 미국과의 협상 타결 이후 "재협상은 결코 없다"던 외교부는 2010년 12월 자동차와 돼지고기 등에 대해 재협상을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와 관련, 일방적인 재협상으로 "이익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불만이 쏟아졌고, 지금까지도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FTA가 이슈로 떠오른 이면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정부가 한미 FTA에 이어 한중 FTA 역시 체결을 서두르면 폐기 주장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급하게 먹는 밥은 체 한다"는 속담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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