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양호, "투자 늦지않아" vs 외국인 변수, 분산투자로 안정성 확보
회사원 김남철(39)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넘어서면서 틈틈이 펀드투자를 고려해 왔는데 어느덧 지수가 2000선을 회복하자 지금이라도 펀드에 투자해야 할 지 고민이 되는 것.
김씨 처럼 펀드 투자를 고민하는 이들이 있지만 과거 고점에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도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다.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원금이라도 챙길 요량으로 환매를 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오히려 적극적인 투자로 수익을 배가 시키려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코스피지수가 1970선까지 오른 지난 6일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 155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지만, 7일 2000선 회복을 앞두고 또다시 환매가 일어나며 이틀 새 1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다.
◇"증시 손 바뀜, 당분간 더 간다…펀드투자 적기"
펀드 투자자들이 고민하는 부분은 코스피지수가 6개월 만에 2000선을 회복한 현 시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느냐는 점이다.
그리스 정치권이 2차 구제 금융을 위한 재정긴축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유럽 금융위기가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또 최근 국내증시를 견인한 게 외국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언제든 증시가 다시 출렁일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를 둘러싼 외부 여건들이 여전히 불안한 상태이지만 일단 수급적인 측면만 놓고 볼 때, 당분간 국내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현재 펀드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 역시,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해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남동준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코스피가 1900 박스권을 뚫고, 2000선을 돌파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며 "일단 막혀있던 증시가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 상무는 "무엇보다 수급에서 손 바뀜이 일어나고 있는데, 지수상승으로 기존 물량이 시장에 흘러나오고, 이를 매입하는 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수급패턴은 상승 탄력이 다르며, 더욱이 외국인의 수급이 생각보다 좋은 만큼 당분간 시장은 상승에 무게추가 실린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증시가 급등장세를 연출하기는 어렵겠지만 1년 정도 장사(펀드투자)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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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는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편입한 주식형펀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최근 대형주들의 주가상승이 눈에 띠지만 외국인의 수급이 계속되고 있는 등 추가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증시 주변 여건이 좋아지면 중소종목의 동반 상승도 가능해지는 만큼 선순환 투자를 통해 성공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내주식형 액티브주식일반형 448개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을 살펴보면 9.11%로, 같은기간 중소형(3.59%), 섹터형(7.39%)., 테마형(8.88%) 펀드 수익률을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야 넓혀 분산투자 대응 바람직"
그러나 최근 증시 분위기에 기대어 펀드투자를 결정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 중심의 강세장이 당분간 계속되더라도 자금 성격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자칫 외국인이 일시적으로 증시에서 빠져나갈 경우 증시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류경식 미래맵스자산운용 마케팅본부 이사는 "최근 증시 상승은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는데, 유럽 금융위기 등 증시주변 불안요인들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든지 이탈이 가능한 자금이라는 리스크가 있다"며 "펀드 투자 관점에서 볼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류 이사는 "현재 대부분의 유동자금이 주식에 몰려 있는데, 증시 기대감만 믿고 일방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방향성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다양한 상품으로 분산투자해 리스크는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시기"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한 상품 역시 특정 자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보단 다양한 곳에 분산투자한 펀드를 눈여겨 볼 것을 주문했다. 가령 최근 판매가 되고 있는 해외 공모형 헤지펀드와 하이일드펀드를 혼합한 재간접펀드 등을 유망한 상품으로 꼽았다.
류 이사는 "고위험 상품보다는 변동성에 대응하는 상품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기존에 손실을 많이 보고 있는 투자자들은 회복 속도를 높이기 위해 주식 또는 레버리지 상품을 혼합한 펀드도 눈여겨 볼만하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현재 국내혼합형펀드 가운데 90개 자산배분펀드 1개월 평균 수익률은 5.33%로, 하이일드혼합펀드는 1%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