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선 탈환…증시 다시 '봄기운'
'네 마녀의 심술'은 없었다. 이번 주 사흘 연속 하락하며 '꽃샘추위'에 떨던 증시에 다시 봄기운이 돌고 있다.
올 들어 처음 맞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네 마녀의 날'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 폭탄 우려에 따른 경계 심리로 코스피 지수는 사흘 연속 하락하며 50포인트 넘게 빠졌다. 전날 2000선도 붕괴됐다.
그러나 만기일 당일인 8일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8.61포인트(0.94%) 오른 2000.76을 기록했다. 장 초반 1980선까지 무너지며 조정 우려를 낳았지만 낙폭을 줄인데다 2000선까지 되찾는 저력을 과시했다.
'네 마녀의 심술'을 누른 증시는 더욱 단단해졌다. 그리스의 운명을 가를 민간 채권단 국채 교환협상 결과를 지켜보는 자세도 한결 여유로워졌다.
김주형 동양증권 연구원은 "만기물량이 롤오버(만기이월)되고 일부 청산이 됐지만 개인의 저가매수에 충격 없이 무난히 만기일을 넘겼다"며 "최근 단기 조정 양상을 딛고 지수가 순차적으로 올라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후폭풍'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월 10% 가량 오른 데다 추가 모멘텀이 부재하고 1분기 실적도 중립 이하의 전망을 갖고 있어 3~4월은 조정이 예상된다"며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로 기대감으로 상반기 중에 랠리가 한 차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증시 결정할 최대의 이벤트, 그리스 '운명의 날'
9일 증시를 향방을 결정할 최대의 이벤트는 그리스다.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여부를 결정할 민간 채권단의 국채교환 참여 마감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리스 아테네 현지시간 8일 저녁 10시까지로 한국시간으로는 9일 새벽 5시다.
그리스 정부와 민간채권단간에 국채 교환에 대한 합의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유로존에서 1300억 유로의 2차 구제 금융을 받아 그리스는 당면한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 반면, 국채 교환 참여율이 부진하면 그리스는 무질서한 디폴트를 피할 수 없게 된다.
현재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전체 채권 규모의 58% 정도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정부 측 발표 등을 종합한 결과 BNP파리바 코메르츠방크 등 30개 이상의 유럽 금융기관이 포함됐다. 국채 교환 참여율이 90%를 넘게 되면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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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그리스 정부는 참여 비율이 66%를 넘을 경우, 국채 교환에 참여하지 않은 채권에 대해서도 강제로 채무 재조정을 할 수 있는 이른바 집단행동조항(CACs)을 발동할 수 있도록 법제화시켰다"며 "그리스의 국채 교환 프로그램은 성사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FRB의 선물, "새로운 양적완화3"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지 않는 새로운 방식의 양적완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증시에 새로운 호재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에 이어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는 최근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의회 연설에서 3차 양적완화 조치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증시가 크게 실망한 만큼, 이번 FRB의 새로운 선물에 대한 시장의 환호는 더욱 뜨겁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통제를 통해 유가상승과 같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 저금리도 유지하겠다는 연준의 두 마리 토끼잡기 아이디어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6월 말 종료되는 것에 대한 대응책이 본격화되는 시그널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주형 연구원은 "FRB가 밝힌 새로운 방식의 양적완화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부동산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대가 높다"며 "4~6월경에는 양적완화 조치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9일 증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지표로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생산자물가지수 등이 있다. 미국의 경우,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발표가 예정돼 있다. 전날 ADP 민간부문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데 이어 미국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보여줄 수 있는 지표다. 최근 고용지표가 연이어 호조를 보이면서 9일(현지시간) 발표될 2월 실업률 지표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