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이달 들어 '매도' 돌변..화학·철강 등 경기민감주 철퇴, IT 주도주 지속·내수주 반짝
올 들어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 10조원 넘는 자금을 쏟아 부었다. 연초부터 외국인의 '통 큰' 한국 주식 쇼핑에 증시에 유동성 랠리가 펼쳐졌다. 국내 증시가 외국인만 바라본다는 뜻에서 '외바라기 증시'라는 말까지 생겼다.
그런 외국인이 변심했다. 증시의 절대적 수급 주체로 지수 등락을 좌지우지해온 외국인이 3월 들어 매도로 돌변한 것.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8262억원 순매도했다. 올 들어 지난 2월 말까지 두 달간은 10조5775억원이나 순매수했던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유동성 랠리를 이끈 절대적인 수급 주체였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는 증시에 부메랑으로 작용하며 연일 부담을 안기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5.80포인트(0.78%) 내린 2002.50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1.4% 하락했다. 지난달 20일 2047.43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외국인 매도세에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정장' 외국인의 달라진 식성…내수주 '반짝'
외국인의 변심에 주도주에도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시행된 유럽중앙은행(ECB)의 1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으로 한국 등 신흥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연초부터 펼쳐진 유동성 랠리에 외국인은 화학, 건설, 기계, 정유, 조선 등 경기 민감주를 대거 사들였다.
지난해 8월 이후 급락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직격탄을 입은 대표적 '못난이주'들이 돌아온 외국인의 유동성에 힘입어 주도주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외국인의 자금이 다시 빠지면서 경기민감주는 다시 찬밥 신세가 됐다. 이달 들어 철강업종 지수는 5.5% 급락했다. 화학업종 지수는 2.9% 떨어졌다. 운수장비(-1%), 운수창고(-0.3%) 업종도 하락했다.
반면,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인 음식료업종은 0.9% 올랐다. 음식료업종의 대장주 오리온은 외국인 매수세에 연일 신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2월 무역수지 적자가 20여 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경기 우려가 자극된 점도 국내 내수주의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2월 무역적자는 시장예상치인 53억5000만 달러를 크게 웃돈 314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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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전기전자업종은 0.4% 올랐다.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IT주는 계속되는 외국인 러브콜과 함께 최근 조정장에도 주도주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강세장 '왕따' 자동차株, 기대감 '모락모락'
전문가들은 최근 상대적으로 덜 오른 내수주가 '반짝' 상승했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IT주가 주도주라는 입장이다. 상승장에 철저히 소외돼온 자동차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까지 코스피지수가 9.68% 오르는 동안 KRX 섹터지수 중 자동차 지수는 1.21% 오르는데 그쳤다. 올 들어 가파른 엔화 약세로 세계 시장에서 일본차와 경합중인 국내 자동차가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대표 자동차주인 현대차의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은 1.17%에 불과하다. 기아차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 기아차는 올 들어 8.10% 올랐다. 같은 기간 일본 혼다자동차 주가는 32.03%, 토요타자동차는 32.75% 급등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올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던 엔/달러 환율(엔화 약세)이 지난주부터 다소 주춤하고 있다"며 "펀더멘털 상의 문제가 아닌 엔화약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훼손 우려에 상대적으로 못 올랐던 자동차주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유주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09년부터 소위 '잘 나가던' 국내 자동차 업종이 미국 신용 강등 충격 이후 탄력을 잃은 채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의 자동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자동차 업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