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봄을 시샘하는 막판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낮 기온이 10도를 훌쩍 넘으며 날씨가 한결 포근해졌다. 화창한 봄이 성큼 다가온 듯 했지만 16일 날씨는 다시 잔뜩 흐리다.
증시 상황도 마찬가지다. 3주가량 조정 양상을 보이더니 연일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날은 다시 풀이 죽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9.32포인트(0.46%) 내린 2034.44를 기록했다. 이틀째 조정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연구원은 '해빙기, 안전사고에는 유의'라는 보고서를 통해 "단단하게 얼어붙었던 증시 토양이 봄볕에 조금씩 부드러워지는 것은 그 자체로 반갑다"며 "그러나 단기적인 주식시장의 발걸음은 조심스럽게 떼어 놓길 권한다"고 밝혔다. 얼어붙었던 땅이 녹는 과정에서는 군데군데 질척임도 나타나고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굴곡에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
한 연구원은 "IT 및 부품주들에 대한 압축화와 금융환경 안정에 따른 대형 금융주들로의 매기 확산이 가능해 보이지만 매수템포의 조절이 필수적"이라며 "조급한 마음가짐으로 추격하는 매매는 자제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쏠림', 빛과 그림자
올 들어 코스피 지수는 11.39% 뛰었다. 일등 공신은 시가총액 1위삼성전자(204,000원 ▼6,500 -3.09%)다. 지난해 8월 67만20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125만 원으로 뛰었다. 연일 최고가 랠리다. 이날 장중 한때 126만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또 다시 갈아치웠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0.96% 하락했다. 개장 직후 126만7000원까지 장중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사흘 연속 신고가 기록 행진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도 지난해 말 14.96%에서 15.61%(14일 기준)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상위 50위 종목들의 비중은 지난해 말 69.28%에서 69.82%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우선주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17%를 넘어섰다. 삼성전자를 단순 차감한 코스피지수는 1700포인트 수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는 7개월째 상승을 시도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한범호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신고가 경신은 양면적인 해석을 필요하다"며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선전이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북돋아 주고 다른 대형주들의 추가적인 키 맞추기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체감지수의 괴리도 확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사 PB 관계자는 "움직임이 무거운 시가총액 1위종목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올랐다"며 "이번 상승장에서 개인은 소외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가 고객들에게 현 주가에서도 여전히 삼성전자를 담으라고 조언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 삼성전자는 남의 떡"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쏠림 현상이 큰 상황에서 코스피지수가 상승장이 펼쳐지더라도 개인의 수익률 게임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외바라기 증시…기관 변심에 '예민'
이날 개장 전만해도 미국 뉴욕 증시의 호조에 힘입어 상승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이틀째 뒷걸음을 쳤다. 2,054.63으로 개장한 지수는 소폭의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기관이 투신권을 중심으로 차익매물을 쏟아내면서 하락 반전했다. 펀드 환매 수요가 또 다시 증시의 발목을 잡은 것.
최근 코스피가 2000선을 넘는 등 고공행진하면서 주식형펀드 환매가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 1620억원이 순유출됐다. 이에 이달 들어 빠져나간 자금도 5330억 원으로 늘어났으며, 올 들어 이탈한 자금만 5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관련 화학 중심의 소재주 등 최근 부진했던 종목군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할 시기"라며 "실적 호전 기업 역시 기존 추세가 크게 훼손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추격 매수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