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당분간은 혼조세...스페인은 이번 주가 분수령"
코스피가 '춘곤증'에 걸렸다. 최근 2000선에 안착하는 듯했지만 대내외 악재로 모멘텀을 찾지 못해서다. 위도 아래도 없는 그야말로 박스권 장세다.
그러나 코스피 박스권 하단 지지력의 견고함이 확인됐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전문가들은 조정국면에서 유입된 저가 매수세가 지수 하단을 떠받치지만 스페인발 유럽 재정위기 부각, 기업실적 점검과정, 외국인 수급 둔화 등의 요소로 당분간은 증시의 혼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이에 증시의 단기방향성을 결정짓는 잣대는 이번 주 대규모 국채발행이 예정돼 있는 스페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G2'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유럽에 대한 불안감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서다.
◇"박스권 하단 걱정 없지만, 당분간은 혼조세"
올 초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을 견인한 것은 외국인의 매수세였다. 미국의 양적완화(QE)와 유럽의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코스피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2분기 들어 외국인의 매수세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173억원 어치의 주식을 매수하는데 그쳤다. 수급의 또 다른 축인 기관(1364억원 순매수) 또한 펀드 환매에 따른 투신권의 '팔자'세로 외국인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이 같은 주요 수급주체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당분간 증시의 혼조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유럽 재정우려에도 박스권 하단에 대한 지지는 예상되지만 상단을 돌파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곽중보삼성증권(103,000원 ▼1,400 -1.34%)연구원은 "스페인 우려에 금융시장이 다소 불안한 모습이지만 유로화 자체의 붕괴를 예상했던 작년 하반기보다는 안정된 상황"이라며 "중국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있고 미국의 S&P500 어닝써프라이즈 비율도 61.5에서 75.8로 급증했다"며 1980선 내외의 박스권 하단에 대한 지지가 견고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유럽증시의 안정이 나온다면 코스피는 2000~2050포인트 내외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등락이 반복된다면 1970~2030포인트 내외의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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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펀더멘털 회복세가 안정적인 것이라면 유동성 랠리의 패러다임이 바뀌어도 주식시장의 중장기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를 당장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 시장의 혼조세는 3분기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페인, 이번 주가 고비"
스페인 위기는 이번 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17일(현지시간)에는 만기 12개월과 18개월의 단기채를, 19일에는 5년 이상 만기 장기채를 입찰에 붙인다.
상황은 녹록치 못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페인 국채 금리는 지난 16일 심리적저항선인 6%를 돌파했다. 이날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한 때 6.10%까지 치솟았다. 심리적 저항선인 6%를 넘은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7%를 넘어설 지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그리스 등이 국채금리 7%를 넘어선 뒤 구제 금융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는 스페인 사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경민우리투자증권(33,500원 ▼350 -1.03%)연구원은 "재정위기에서 한 발 물러서있는 유럽 국가들의 경우, 신용부도스와프(CDS)와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하향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국가별로 상반된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스페인 발 불확실성이 유럽 전체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주 스페인 국채 발행이 예정된 가운데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지만 금융시장의 방어벽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지수 급락을 야기할 수 있는 돌발적 악재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