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길 잃은 코스피 "외국인, 어디갔어"

[내일의전략]길 잃은 코스피 "외국인, 어디갔어"

배준희 기자
2012.04.20 16:27

"외국인 매수세 둔화 뚜렷, 코스피 5월은 돼야 방향성 드러날 것"

20일 코스피가 이틀 연속 하락 마감, 1970선까지 밀려났다. 전날 스페인의 장기국채 입찰 성공에도 미국 경제지표 부진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올 들어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1970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 2월6일(1973.13)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최근 코스피의 상승탄력이 눈에 띠게 둔화된 것은 외국인의 관망세가 짙어진 탓이다. 외국인은 이날 3296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5일 연속 매도행진을 이어갔다.

올 초 외국인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코스피지수 2000선 회복을 이끌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미국 경기회복 둔화와 유로존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매수 기조가 지지부진해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펀드의 자금 동향 등에 비춰 당분간은 외국인들의 매수 기조가 이처럼 약화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외국인이 사라졌다" 불안한 수급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사라졌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3934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아직 단정 짓기 이르지만 최근 추세대로라면 월간 기준으로 올 들어 처음 매도우위를 기록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월별 매수 강도도 둔화세가 역력하다. 지난 1월, 외국인은 6조3061억원의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2월(4조2717억원)과 3월(5073억원) 들어 매수 강도가 약화되는 모습이다.

외국인 매수세의 이 같은 약세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란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 미국과 중국, 'G2'의 경기회복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에 아시아 시장을 비롯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약화되고 있어서다.

이 같은 우려는 최근 글로벌 펀드 자금 추이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증시 관련 글로벌 펀드에선 지난 12~18일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투자 펀드에서 4억7000만달러가 순유출 돼 6주 연속 자금 이탈 기조가 이어졌다. 연초 유동성 장세를 이끈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에서도 2억6800만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가 2주 연속 순유출세를 기록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매수세 회복 정도는 스페인 재정위기 문제의 안정 여부에 일차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단기적인 스페인 문제의 안정을 전제해도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부각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락가락' 코스피 언제 방향성 찾을까

시장의 탄력 회복을 낙관하기 쉽지 않은 것은 잇따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고 'G2' 성장세 둔화에 스페인 문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5월쯤,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 돼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걷힌 뒤에야 2000선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에서의 상하향 추세가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분석한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의 방향을 전망하는 것은 무의미하겠지만 당분간은 2000포인트를 기준으로 아래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5월 초는 지나야 위로든 아래로든 본격적인 방향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원 연구원은 "이미 시작된 실적시즌을 감안해도 수급에 기초한 유동성 효과보다는 본질적인 요인에 따른 보수적인 등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보통신(IT)과 자동차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부진함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보면 당분간 제한적인 등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이 점차 우상향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곽중보삼성증권(103,000원 ▼1,400 -1.34%)연구원은 "이처럼 좁은 박스권 등락이 계속될 수는 없으며 유럽 재정우려 완화, 미국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 및 경기 회복 기대가 반영되면서 점차 위쪽으로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며 "2000선을 전후해서는 저점 매수관점에서 실적 기대가 높은 IT와 자동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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