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악재에도 불구, 29일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스페인 방키아 은행의 구제금융 요청 소식에 불안하게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장 중 상승폭을 늘려 전 거래일 대비 25.74포인트(1.41%) 오른 1849.91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회복세를 그리스 발 불안이 잦아드는 데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실시된 그리스 내 여론조사에서 구제금융 조건 이행과 긴축 정책을 지지하는 신민당이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안정세는 외국인 수급에서도 확인됐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21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규모는 작지만, 19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돌아선 만큼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원·달러 환율도 10.70원 하락한 1174.8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내달 그리스 재총선이 예정돼 있는 등 유럽 변수가 아직 남아있어 현재 반등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페인 악재 영향 어디까지
스페인 정부는 지난 25일 방키아 은행에 역사상 최대 규모인 190억 유로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9일 45억 유로를 투입한 것에 이은 조치로, 1차 지원 후에도 뱅크런(은행예금 대량 인출사태) 조짐이 나타나는 등 금융시장 불안감이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지난해 시장을 강타했던 유럽 재정위기가 또다시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그리스 문제를 낳았던 정치적 혼란과는 또 다른 악재로, 시장은 특히 방키아 은행 부실이 다른 유럽 은행들로 번지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이 방키아은행에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라며 "구제금융 재원 마련을 위해서도 스페인이 유럽연합(EU) 또는 유럽중앙은행(ECB)에 사실상 구제금융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스페인 정부가 은행 구제금융 지원을 위해 설립한 은행구조조정기금(FROB)의 기금잔액은 53억 유로에 불과하다.
재원조달 방법 역시 시장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방키아에 국채를 투입하고 그 대가로 주식을 받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방키아 은행은 스페인 국채를 담보로 ECB에서 유로를 대출받게 된다. 이는 ECB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제금융 방식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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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연구원은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우려와 더불어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당분간 더욱 확산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럽에서 마련한 재정위기 대응책을 고려해 스페인 은행 부실의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해석도 내리고 있다.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이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가용자금 8000억달러를 마련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4300억달러의 재원을 확충한 상태다.
◇美 경기 회복 기대 '솔솔'
유럽이 헤매고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경기 회복세 조짐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달 초 발표될 미국 5월 고용지표에서 비농업부문의 신규고용이 재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제조업과 서비스업경기가 호전되고, 주간실업수당신청자수는 감소하는 등 경기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부문에서 고용감소가 지속되지만, 서비스업과 제조업, 건설업에서 모두 고용이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은 소비심리 개선과 소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발표된 미국의 주택지표들이 좋았던 것은 우호적인 금리 환경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현재의 낮은 금리가 유럽 재정위기의 반대급부이긴 하지만, 주식시장과 주택시장의 선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 미 연방준비위원회의 제3차 양적완화(QE3) 시행이 더 늦춰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최근 그리스 불안 등으로 QE3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고용지표 등에서 개선세가 확인되면 QE3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