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드라기, 이번에도 도와줄까

[내일의전략] 드라기, 이번에도 도와줄까

이현수 기자
2012.06.14 17:23

마녀의 심술은 없었다. 14일은 지수 선물·옵션 및 개별주식 선물·옵션 만기일이 한꺼번에 겹치는 '네 마녀의 날' 이었지만, 우려하던 매물은 쏟아지지 않았다. 만기일 이전 이미 상당량의 매물이 청산된 까닭이다.

오히려 장 막판 프로그램 매매 동시 호가에 3500억여원이 유입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187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도 소폭 오르며 470선에 안착했다.

스페인 신용 등급 강등이란 악재에 유럽 경기 지표마저 부진하게 나오면서 유럽 정책 대응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시장은 특히 15일 다시 연단에 나서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유럽 경기 둔화…ECB 개입 압박

전날 발표된 4월 유로존 17개 회원국의 산업생산은 전달에 비해 0.8% 줄어들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그간 버팀목 역할을 했던 독일의 산업생산 감소폭이 스페인, 이탈리아 보다 높은 2%를 기록하면서, 유로존 경기가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14일(현지시간) 장중 6.89%를 기록해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같은 날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월 20일 이후 최고치인 6.34%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 구제금융 이후 재정위기가 이탈리아로 옮겨 붙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는 한편, 유럽 위기가 고조될수록 ECB의 적극적 개입에 대한 압박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용택 KTB 연구원은 "부정적인 유럽 이슈가 이어질수록 ECB의 개입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특히 재정 위기국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이는 국채금리의 흐름을 고려하면 국채매입프로그램(SMP)의 재개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드라기의 대응책은?

오는 15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ECB 연례 컨퍼런스에서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총재 다시 연설에 나선다. 시장은 드라기 총재의 그간 발언 기조를 토대로 또 한번의 호재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드라기 총재가 기자회견을 통해 "유로존 경제의 하방 위험이 높아졌다"고 판단,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강한 경기 부양 의지를 보인 후 시장은 환호한 바 있다. 회견 후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모두 2% 넘게 급등했고, 국내 증시도 2%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 ECB의 금리 동결에도 불구, '립서비스'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그간 견조했던 독일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유럽의 경기 위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들어, ECB의 추가적 통화완화정책이 실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ECB의 경기부양책을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김재홍 신영증권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가 선제적인 정치권의 해결방안 도출을 요구하면서 유로권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며 ECB 통화정책회의 직후 실시된 스페인의 구제금융을 대표적 예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독일의 양보에 따른 정치리스크 완화가 ECB의 행보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독일과 주변 재정 위험국 간 금리 차이 확대와 독일의 역할론은 메르켈 총리를 더욱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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