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북관련주 투자자의 망연자실

[기자수첩] 대북관련주 투자자의 망연자실

김성호 기자
2012.07.18 16:26

"복날이라 삼계탕 한 그릇 먹으러 나가려다 북한 중대 발표 소식에 기다렸는데, 차라리 몸보신이나 할 걸 그랬네요."(A증권사 영업점 고객).

18일 정오. 북한의 갑작스런 중대 발표 예고에 대북 관련주 투자자들이 넋을 잃었다. 통상 북한 측 발표가 예정되면 남북경협주나 방산주들이 이상급등락 현상을 보이기 마련이다. 이날 역시 북한의 중대 발표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은 대북 관련주를 사들였고 남북경협주와 방산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연출했다.

이들의 '희망'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북한 발표 내용은 '김정은 원수 칭호'였고, 관련주들은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다.

증권사 객장을 찾은 한 투자자는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대북 발표 내용이 좋든 나쁘든 한쪽으로 쏠리는 경우가 많아 남북경협주 또는 방산주 가운데 하나는 살아 남았다"며 "이날 북한의 발표는 어느 한쪽에도 영향을 미칠만한 내용이 아니다보니 누구도 수혜를 보지 못했다"고 허탈해 했다.

북한이 중대 발표를 시사할 때마다 대북 관련주에 투자해 손실을 본 사례는 허다하다. 지난해 12월 '김정일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주들이 들썩인바 있다. 당시 북한이 중대 발표를 예고하자 시장에선 북핵 문제를 두고 북한과 미국의 협상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곧바로 남북경협주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김정일 사망 소식이었고, 순간 남북 경협주는 급락세로 돌아선 반면 방산주들은 급등세를 연출했다. '훈훈한 소식'을 기대하며 남북경협주를 선택한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헛다리를 짚은 셈이다.

한 투자자는 "대북 관련주 투자는 말 그대로 투기에 가깝다"며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모'아니면 '도'라는 심정으로 투자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북한 문제 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 테마주에 울고 웃는 일들은 비일비재하다. 작년부터 연일 논란이 되고 정치 테마주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은 항상 비싼 수업료를 치르며 기업 내용과 무관하게 소문과 추측으로 주식투자를 하면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는다. 그때뿐이다.

주식은 로또가 아닌 투자 대상이다. 아무런 노력 없이 순전히 운으로만 돈 벌 생각을 한다면 차라리 주식투자할 돈으로 복권을 사는 것이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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