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이 끝났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에게 바라는 바를 좀 말씀해 주시죠."
"저희는 별로 드릴 말씀이 없어요. 당선인이 공식적으로 거부감을 표시했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난 다음날, 교육계 여러 단체들은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라는 제목으로 앞다퉈 논평을 쏟아냈다. 하지만 유독 한 단체만은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였다.
박 당선인은 대선을 사흘 앞두고 열린 3차 TV토론에서 "문재인 후보는 전교조와 깊은 유대관계를 갖고 오셨다"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냐고 공격했다. 이념교육, 시국선언, 민노당 불법 가입 등으로 학교 현장을 혼란에 빠트린 전교조와 유대를 계속 강화해서는 곤란하다는 주장이었다.
대선이 끝나고 난 다음, 전교조는 박 당선인의 이 발언들을 떠올리며 축하인사도,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당선인에게 전교조는 '불순한 세력, 대화 상대도 안 되는 세력'인데 공식 논평은 내서 뭐하겠느냐는 깊은 좌절감이 묻어났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은 많은 의미있는 변화와 성과를 일궜다. '개발과 성장' 이미지를 벗고 '복지와 평등'을 내세웠고, 대한민국 역사상 첫 여성대통령을 탄생시켰다. 호남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해 동서화합의 '희망'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유독 교육 문제에서만큼은 좌우 이념대립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보수층 결집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인지 국민들의 이념대립과 편가르기를 부추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점에 있어서는 서울교육감 재선거에서 당선된 문용린 교육감도 마찬가지였다.
승리자인 박 당선인과 문 교육감은 '전교조가 변하면 대화할 수 있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전교조의 변화는 특정 정치집단이나 공무원들이 요구할 게재가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다. 이들이 지지하면 흥할 것이고, 외면하면 망할 것이다. 단체가 존재하는 한 대화 거부 상대일 수는 없다. 문 교육감이 말했듯이 전교조는 "엄연히 제도권 안에 들어와 있는 교육단체"이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연일 '국민대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계에도 '대통합'의 바람이 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