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한창 어려운 지금,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또 다시 낙하산 인사들이 줄줄이 내려올까 걱정입니다. 증권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오면 선무당 사람 잡는 식으로…."(A증권사 관계자)

증권가의 중심인 동여의도는 곧 불어닥칠 수 있는 인사태풍에 '정중동' 상태다. 정권교체철이 되면 동여의도의 주요 자리들은 새 얼굴로 채워지곤 했다. '신도 가고 싶은 직장'이라는 소리를 듣는 증권 유관기관에는 증권, 금융과 별다른 관계가 없는 인사들이 내려오는 경우가 잦았다. 노조의 반발이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국정감사 때만 되면 낙하산 인사를 두고 설전이 이어졌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만 해도 증권전산을 담당하는 코스콤에서 IT(정보기술)와 전혀 무관한 청와대 출신이나 MB대선조직인 안국포럼 출신이 임원 등에 선임된 것을 두고 의원들의 질타가 있었다. 증권 유관기관 등에서 '내려온' 인사들이 윗선의 의중만 헤아릴 경우 시장과 불통하기 십상이다. 불통은 대개 비효율로 이어진다.
문제는 현재 증권업계가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하는 '트랜스포머급' 변신을 요구받는 시점에 있다는 점이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해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 연말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자산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종전과 같은 브로커리지 중심의 영업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개편 등은 더 큰 변신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종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춰지면서 은행 예금 대신 월지급식 ELS(주가연계증권), 물가연동국채, 증권형 사모펀드, 브라질국채 등 투자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전문성을 뒤로한 채 학연이나 지연에 기댄 인사는 증권업계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 낙하산 인사가 야기하는 반목과 시기, 박탈감은 증권업계의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자본시장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제 그 플레이어도 보다 시장친화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