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금리인하에 환호하던 주식시장이 '엔저'에 울상짓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4년 만에 100엔선을 돌파하며 코스피지수가 큰 폭 하락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일본 업체와의 경쟁하는 자동차, IT(정보기술)주의 경우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며 해당 업종의 증시 비중이 큰 만큼 증시 전반에도 찬물을 끼얹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엔화 약세의 속도조절이 예상되며 이 경우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역시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엔저에 묻힌 금리인하 호재..자동차주 약세
10일 오전 11시4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10포인트(1.02%) 하락한 1959.35를 기록, 1950대로 후퇴했다.
전날 현선물 동시 순매수로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은 하루만에 매매기조를 바꿔 매도에 주력,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74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중이며 선물 역시 7455계약 매도우위다.
한국은행이 예상밖에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반등 기대감이 높아졌던 주식시장은 이날 엔화약세 우려감에 전날의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금리인하 호재가 하룻만에 엔저현상에 묻혀버린 것.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100엔선을 돌파했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추가 상승하며 101엔선 마저 뚫고 올라섰다. 이는 지난 2009년 4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엔화약세의 대표적인 피해주로 꼽히는 자동차주의 하락폭이 크다. 현대차는 전날보다 4000원(2.07%) 떨어진 18만9500원을 기록 중이며 기아차는 2000원(3.71%) 하락한 5만19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엔화약세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역시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IT 부문의 피해가 예상되며 삼성전자가 1.72% 하락하는 등 IT 업종도 부진한 모습이다.
독자들의 PICK!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엔화약세의 대표적인 피해업종인 자동차, IT의 경우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엔화약세가 증시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엔화약세로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자금이 일본으로 몰릴 수 있는 점도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이다.
◇엔저에 움추린 증시, 언제 기펼까
다만 전문가들은 엔화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됐던 연초와 달리 지금은 원화강세가 두드러지지 않는데다 100엔선 위에서는 엔화약세가 속도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의 큰 폭 하락이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초 1056원까지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100원선까지 상승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엔화의 약세와 함께 달러 강세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며 "이달 일본은행(BOJ) 통화정책 회의에서는 4월 같은 강력한 발언이 나오기 힘들고 엔/달러 100엔 위에서는 일본 수입업체들의 피해도 예상되는 만큼 엔화약세가 속도조절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엔화의 기조가 약세 흐름인 것은 맞지만 엔화 가치 하락 속도가 잦아들면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팀장은 "엔/달러 환율은 추가 상승하지 않고 현 수준에서 움직인다면 엔화약세 우려감에 낙폭이 컸던 종목들은 기술적 반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