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본격적인 경기 위축 신호인지 아니면 일시 부진한 지표에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한 것인지에 대해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노무라 증권은 시장 변동성 확대와 소프트 패치(일시적 둔화)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회복의 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1월 중국과 미국 제조업 지표는 부진했지만, 유럽과 일본은 개선됐다. 글로벌 교역 위축보다 그림자금융 억제와 추운 날씨가 크게 작용한 결과다. 중국은 신용팽창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경기둔화가 불가피하지만, 미국은 재정긴축효과가 줄어드는 가운데 고용과 소비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최근 장기금리 하락은 주택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다.
신흥국 불안이 글로벌 위기로 전염될 위험은 크지 않다. 취약국의 통화가치는 달러화 대비 15-20% 하락해서 저평가 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위기 이후 글로벌 은행들의 레버리지 비율이 낮아졌고 최근 정책금리도 인상되어 취약국의 불균형 (경상수지 적자와 높은 물가상승) 조정은 질서 있게 이루어질 것이다.
신흥국의 성장이 주춤하지만 선진국은 개선되면서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9%에서 올해 3.5%로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 선진국으로의 고부가가치 상품 수출이 늘어나 신흥국으로의 저부가가치 상품 수출 부진을 상쇄할 것이다.
지난 3년간 한국은 아시아에서 거의 유일하게 가계부채 증가율을 낮추고 미분양 물량을 줄였다. 그 결과 내수가 부진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경기부양적 거시정책과 정부의 부동산 정상화 노력에 힘입어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있다. 현재 2.5%의 정책금리는 중립수준 (노무라 증권 추정4%)를 크게 하회하고 재정수지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1.8% 적자로 편성되었다. 최근 달러와 엔화의 동반 강세로 원화의 수출 가격 경쟁력도 나쁘지 않다.
2014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4%로 높아지고 물가상승률도 4분기에는 3%까지 올라갈 것이다. 성장률이 높아져도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정책금리는 4분기에 가서야 0.25% 인상될 전망한다. 그래도 여전히 경기부양적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아니면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경제적 위험은 없어 보인다. 환율이 움직임에 따라 금리를 조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금융시장 변수는 종종 기초여건과 괴리되어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통화정책으로 직접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통화정책이 금융시장이 아닌 실물 경제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다.
독자들의 PICK!
물론 총재가 바뀌면서 경기 회복에도 금리를 인하할 정치적 위험은 있다. 하지만 경기 회복에도 저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면 새로운 버블을 키운다. 국채 금리가 낮아지면서 기업어음에 대한 투기적 수요에 편승했던 동양그룹 사태가 그 예다. 저금리로 인해 구조조정이 늦어지고 생산성이 낮은 기업과 가계가 부채를 더 많이 차입하면 장래에 글로벌 금리 상승시 경제에 충격이 커진다. 신흥국 금융불안이 그 예다.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누가 신임 총재가 되더라도 경기회복 국면에서 금리를 인하할 명분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