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명 '변호인' 제작자, "송강호를 캐스팅한 이유는?"

1000만명 '변호인' 제작자, "송강호를 캐스팅한 이유는?"

김건우 기자
2014.03.07 15:36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 고향인 여의도에서 후배들 강연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

올해 개봉영화 중에서 처음 1000만명 관객을 돌파한 영화 '변호인'(현재 총 1097만명)의 중심에는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가 있다. 최 대표는 한국산업증권 애널리스트로 시작해 1999년 국내 최초로 영화펀드를 만든 장본인으로 유명하다.

최 대표가 지난 6일 자신의 고향인 여의도에서 BS투자증권 초청 세미나'에 참석해 "영화 '변호인'의 제작과정과 영화산업의 현황과 투자기회"에 대해 강연했다. 자금회계에 해박한 그가 영화판에 입문해 깨달은 콘텐츠 투자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최 대표는 무한기술투자, 아이픽쳐스, 바른손엔터테인먼트의 투자와 제작을 담당하다 '변호인'의 투자배급을 맡은 영화사 N.E.W의 초기 CEO를 역임했다. 2010년 독립해 현재의 위더스필름을 창립했다.

최 대표가 증권사 재직 시절 생각했던 투자의 개념은 수익이 가장 높거나 안전한 곳에 돈을 넣는 ROI(투자수익, Return on ivestment) 게임이었다. 그 가운데 콘텐츠는 사람들의 여유시간을 채워주는 부가가치가 무한한 산업이었다.

최 대표는 "콘텐츠 산업은 제조업과 달리 인풋(input)의 내용으로 아웃풋(output) 판단이 불가하다"며 "대중의 판단을 유도할 수 있으나 선택은 철저하게 의존적인, 대중성·트랜드에 기인한 확률게임의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2012년 4월 그가 '변호인'의 시나리오를 받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영화를 빨리 제작해 12월 대통령 선거 전, 적어도 이듬해 2월 취임식 전에 개봉하면 '대박'이 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당시 대선 결과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다. 최 대표는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용비어천가처럼 보이지 않을까?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어떻게 하지? 전략을 수립하기도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더군다나 투자사들도 노무현 전 대통령 소재 영화라는 점에서 대선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했다.

이때 송강호씨가 캐스팅되면서 상업영화로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최 대표는 전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을 겪은 것에 대해 최 대표는 "콘텐츠 투자가 동물적 감각에 의지하고, 개인의 취양문제가 개입돼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콘텐츠 투자는 판단근거가 모호한 사람에 대한 투자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가 송강호씨를 캐스팅한 이유 중 하나는 노 전 대통령과 다른 이미지로 완성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막상 촬영을 시작하자 "그 분이 오셨다"고 할 만큼 노 전 대통령과 비슷한 모습을 발견했다고 최 대표는 전했다.

최 대표는 "봉하마을에서 권양숙 여사를 만났을 때 극중 송강호씨가 식사하거나 TV를 볼 때 장면을 언급하며 누구도 모르는 일인데 어디서 들었냐고 물었다"며 "정말 촬영을 할 때 '그 분'이 오셨던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극장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시장에서 개봉 시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영화 시장이 제작사가 아니라 극장을 가진 유통 중심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은 극장 매출이 전체의 30% 수준이지만, '변호인'만 해도 전체의 90%가 극장에서 발생했다.

최 대표는 "배급사인 N.E.W에서 용감하게 제일 핫한 시즌인 성탄절 전주에 개봉을 하자고 했고, 우연치 않게 그날이 과거 대선일이었던 12월 19일이었다"며 "그렇지만 영화 개봉일은 정확한 결과 예측이 어려워 하나의 소신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영화 '변호인'을 통해 벌어들일 수익이 시장의 예상만큼 높지 않다며 콘텐츠 투자가 장밋빛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부분 영화사가 자본금 5000만원의 영세업자자이고, 창작성향이 강할수록 성공에 대한 변동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이번 수익을 바탕으로, 저의 능력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후배들을 키워주는 영화사로 성장하고 싶다"며 "과거 '놈놈놈'을 제작했던 중국 인프라를 바탕으로 현지 진출도 적극적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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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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