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환매·亞증시 동반 부진·'고점' 부담감 등에 20일 이동평균선 '붕괴'
박스권 돌파를 꿈꿨던 코스피 지수가 1970대 초반까지 주저 앉았다.
기관의 계속적인 환매와 신흥시장에서의 차익실현 욕구, '고점'이 아니냐는 부담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증시 하락의 뚜렷한 원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막연한 투심 위축이 증시 하락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일 이동평균선 깨진 코스피…현·선물 매도 '악순환'=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6.68포인트(1.34%) 내린 1971.66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일 연속 약세를 거듭하며 2000선을 반납한 것은 물론 20일 이동평균선(1995p)마저 무너뜨렸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 달 평균값이라고 할 수 있는 20일 이평선이 깨지면서 추가 하락의 위험도 생겨났다"며 "대규모 선물매도와 프로그램을 통한 매도물량 출회가 맞물리면서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습이 연출됐다"고 말했다.
이날 지수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외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다. 외인은 9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돌아서 482억원 어치를 팔았다. 특히 지수 하락을 주도한 것은 기관인데 이날 투신(1087억원)을 중심으로 1703억원 상당 물량이 출회됐다. 계속되는 환매 물량 압박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물 뿐만 아니라 선물 시장에서도 매도세가 거셌다. 이날 외국인이 6863계약 순매도하며 코스피200 지수선물 6월물은 1.40% 내린 257.60에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의 대량 선물 매도는 차익실현을 위해 기존 매수 포지션을 청산하는 행태로 추정되며 이는 향후 코스피 지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심악화'가 증시 하락폭 키워…당분간 관망 가능성 높아=이날의 국내 증시 하락에는 뚜렷한 원인이 없었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다만 최근 미국과 국내 증시가 고점이냐 아니냐를 두고 막연한 두려움이 형성됐는데 이로 인한 투심악화가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바라보고 있는데다 국내 증시도 심리적 지지선이자 저항선인 2000선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어 여기가 고점이 아니냐는 우려들이 있다"며 "기관은 환매물량 압박으로 연일 대규모 물량을 출회하고 있어 당분간 관망심리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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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았던 신흥시장에서 차익실현 욕구가 생겨났을 것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 팀장은 "이날 국내 뿐만 아니라 대만, 홍콩, 중국 등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차익실현 욕구 및 신흥국 통화 강세 현상이 잦아들 것이란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흥국 펀더멘털에 변화는 없어 주가는 여전히 매력적인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