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를 '박스피'라고 부르기도 지겹다"
박스권에 갇혀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코스피 시장에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2012년 이후 2000선을 경계로 최대 100포인트 이내에서 움직여왔고 올들어서는 진폭이 50포인트 이내로 축소됐다.
미국 증시에서 유동성의 힘을 타고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시 경신을 이어가고 있지만 우리 증시는 '꼼짝달싹'을 안 한다. 2012년 이후 박스권 상단인 2060선은 커녕 직전 고점인 2020선 돌파도 쉽지 않다.
재미없는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돈을 빼는 모습이다. 7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2조9743억원으로 지난 5월27일(2조7563억원)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 6월 초 5조원 수준을 회복했던 거래대금은 7월 들어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월 중순 15조4000억원에 육박했던 고객예탁금은 지난 3일 14조7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도 이달 들어 3000억원 가량 다시 줄어드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최근 8거래일째 '사자'를 계속하며 총 1조4000억원 가량을 코스피에 쏟아 붓고 있다. 외국인 수급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장세다.
시장 일각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한 시점을 기준(3월26일)으로 지난 4일까지 수익률(달러 기준)은 13.5%이며 환차익은 7.2%수준이다. 언제든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시장의 관심은 단연 내일 발표될 삼성전자 2분기 실적 가이던스 결과와 10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 쏠리고 있다. 앞으로 시장을 좌지우지할 '특급 변수'들이기 때문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7월 증시는 (미국 증시와의)디커플링을 야기하고 있는 핵심 변수를 검증하는 기간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유연한 시장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일단 시장은 삼성전자가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조672억원으로 1주일 전(8조2722억원)보다 2050억원 낮아졌다. 그러나 시장은 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대로 추락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사라졌다. 그러나 '낮춰진' 눈높이보다 실적이 더 좋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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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환 비엔지증권 연구원은 "만약 이번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현재 예상치를 하회한다면 시장에 일정 수준 충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발표가 곧바로 외국인 순매도를 유발해 증시 하락을 촉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 다음주부터 실적이 증시의 발목을 잡는 변수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목요일 열리는 금통위도 주목해야 한다. 곽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조금이라도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나오고 미국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주말이 외국인 순매수 기조와 관련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