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및 버스-렌터카 등 시너지 막강…동부 콜옵션 소멸돼 결전준비
현대기아차그룹의 글로벌 물류기업현대글로비스(227,000원 ▼11,500 -4.82%)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나섰다. 항만 물류와 관련해 사업적 시너지가 크다는 판단이다.
9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내부적으로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시작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자체 인수팀을 구성해 물밑작업에 나섰다.
동부익스프레스 지분은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KTB PE(프라이빗에퀴티)와 큐캐피탈이 공동으로 구성한 특수목적회사(SPC)인 디벡스홀딩스유한회사가 100%를 가지고 있다. KTB PE 등은 올 상반기 내에 거래를 개시해 늦어도 올해 내에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매각 주관사로는 일단 KDB산업은행 M&A실이 내정돼 있고 추가로 한 곳을 더 선정할지를 두고 관계자들이 협의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당초 동부그룹에 우선매수권이 있는 동부익스프레스 재매각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이 거래에 콜옵션이 있는 동부건설이 최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계약에 따라 권리가 사라졌고 진성매각 형식의 딜을 추진할 여건이 조성됐다는 판단에 따라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잠재 원매자인 현대글로비스 입장에서는 동부그룹을 의식하지 않고 재무적 투자자인 KTB PE 등과 가격만 합의할 경우 물류사업을 보강할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동부익스프레스의 사업은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인천항만 △여객사업부(동부고속, 렌터카)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해상운송 물류업을 주로 하는 현대글로비스 입장에서는 인천항만과 부산컨테이너터미널 등을 인수해 기존 사업을 육성할 여지가 크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이 외에도 고속버스와 렌터카 사업을 보유해 현대기아차 소속인 현대글로비스에 인수될 경우 계열사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은 아직 주관사 선정이나 공식 일정에 대한 발표 등이 이뤄지지 않아 이른바 막이 채 오르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현대글로비스 같은 대형 원매자의 출현으로 인해 올 상반기 M&A 시장을 달궜던 KT렌탈 매각처럼 경쟁이 치열한 랜드마크 딜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거래에는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서울고속터미널 지분 11%를 노리는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의 대한통운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속한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 동부특수강 인수전에도 혜성처럼 나타나 마지막 승자가 됐다. 세아그룹이 동부특수강 인수를 공언했지만 뒤늦게 나타난 현대제철이 기존 예상가격보다 20~30% 높은 2500억원 이상의 금액을 제시해 거래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약 14조원의 매출과 6000억원대 이익을 올리면서도 직원 수는 1000명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할 경우 국내외 항만 및 육상 물류업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