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팜한농 매각가치가 1조원?

동부팜한농 매각가치가 1조원?

최동수 기자, 김평화 기자
2015.04.21 06:50

[동부그룹 승부수] ④올 에비타 800억~850억원 의문…차입금 축소 위한 자산매각도 지연돼

동부그룹이 동부팜한농 매각을 추진하면서 치열한 가격 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동부그룹은 올해 동부팜한농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800억~8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업가치를 계산할 때는 EBITDA에 동종업계 평균 EV(기업가치)/EBITDA를 곱한다. EV/EBITDA는 기업가치가 EBITDA의 몇 배인지를 나타낸다. 몬산토, 듀폰 등 글로벌 농업 기업의 EV/EBITDA가 10~12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동부팜한농의 매각가가 1조원에 달한다는 게 동부그룹의 계산이다.

시장에서는 동부그룹의 이런 계산이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부팜한농은 농약 시장점유율 1위, 비료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비료·농약 사업의 특성상 매출의 대부분이 1·2분기에 집중되고 3·4분기에는 적자를 본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다.

동부팜한농의 2월말까지 올들어 누적 영업이익은 208억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2분기까지 영업이익은 600억~65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3·4분기에 영업손실이 없다고 가정하고 지난해 감가상각비인 180억여원을 더하면 동부팜한농의 올해 EBITDA는 780억~830억원으로 추정된다.

시장 한 관계자는 “동부그룹이 추정한 800억~850억원의 EBITDA는 3·4분기에 영업손실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은 수치”라며 “손실 가능성을 감안하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평균 EBITDA를 고려하면 동부팜한농이 올해 예상 EBITDA와 같은 실적을 지속하기 힘들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동부팜한농은 지난해 404억원, 2013년 243억원 등으로 최근 4년 평균 EBITDA가 420억원 안팎에 그쳤다. EBITDA 800억원이 지속가능한 이익인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국내 비료·농약 시장의 성장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도 따져볼 부분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동부그룹은 올해 말까지 자산매각을 통해 2월 말 기준 6013억원인 동부팜한농의 차입금을 3000억원 정도로 낮출 계획이지만 계획 달성이 쉽지 않다.

올해 초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1100억원 규모의 화공사업부 매각도 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지난해부터 시도하고 있는 유리온실단지 등 5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매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부그룹이 차입금을 줄이는 데 실패한다면 그만큼 인수하려는 측의 재무적 부담이 늘게 된다. 차입금 6000억원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실제 인수부담은 동부그룹이 제시한 EBITDA 800억원을 인정한다고 해도 EV/EBITDA는 20배 수준에 달한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EV/EBITDA 30배 이상에 팔린 농우바이오의 가치를 감안하면 20~25배도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부팜한농과 농우바이오의 가치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농우바이오가 높은 평가를 받은 종묘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을 보면 농우바이오와 동부팜한농이 각각 900억원, 500억원으로 차이가 크다”며 “농우바이오는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에 달할 정도로 해외 비중이 높지만 동부팜한농은 5% 이하에 그쳐 같은 수준에서 비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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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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