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규제 대전환 선언 의미는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규제 대전환 선언 의미는

김훈남 기자
2018.11.01 17:49

금융위, 1일 자본시장 혁신과제 발표하며 증권사 규제 네거티브 방식 전환 선언…자율성 강화 대신 자율규제 책임 요구받아

"이번 방안은 2009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이후 가장 큰 변화라고 평가받는다"(최종구 금융위원장)

금융위원회는 1일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발표하며 그동안 금융투자업계가 요구해 온 '네거티브'(negative) 규제 도입을 선언했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규제는 법에 사업 가능한 항목을 열거하고 이외의 행위를 규제하는 '포지티브'(positive) 방식이다. 이를 미리 정한 금지행위 외 나머지를 자유롭게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얘기다. 사업 인허가와 각종 규제 리스크를 고민해오던 금융투자업계 경영환경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발표했다. 최 위원장은 발표 가운데 증권회사의 자금중개 기능 강화를 설명하며, 네거티브 방식 규제로의 전환 방침을 공식화했다.

최 위원장은 "자본시장법이 2009년 초 시행된 이후 10년이 돼가는데 자본시장에 대한 자금조달체계가 변하지 않았다"며 "증권사가 자본조달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사전적이고 절차적인 규제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과감하게 규제체계를 재설계해 사적 자본시장에 적합한 유연한 규제체계를 마련할 것"이라며 "네거티브 규제체계를 강화하고 사후규제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소한의 금지행위와 정보교류차단(차이니즈월), 이해상충방지 등 규제는 원칙 수준에서 규정하고 그 외 사업·영업은 허용한다는 의미다. 대신 불법 영업행위 적발 시 이익 이상의 과징금 등 제재를 강화한다. 네거티브 규제 체계 전환과 함께 금융투자업 업무추가 시 인허가 심사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도입한다.

네거티브규제는 그동안 금융투자업계의 숙원과제 중 하나다. 초대형 IB(투자은행) 등 대형 증권사와 새 사업 등장으로 새 사업기회를 잡기 위해선 자유로운 발상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 역시 수차례 발언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금융투자업계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선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용하는 사업만 나열해 놓고 그 외 사업을 금지하는 방식으론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근거를 덧붙였다.

금융위의 이번 대책 역시 그동안 유지해온 포지티브 방식 규제가 급변하는 금융투자 시장에 적합하지 않고 투자자 보호에도 취약점을 보인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이번 혁신과제를 시작으로 금융투자업계 규제 전반에 대해 네거티브 방식 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 역시 "현행 자본시장법 규제는 열거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선 제재가 불가능하다"며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투자자를 보호하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정책관은 "이번 자본시장 혁신방안으로 금융투자업계의 네거티브 규제 전환을 시작한 것"이라며 "증권업계에 자율성을 주는 대신 업계 스스로 규제안을 만들고 지키게 하자는 것"이라고 규제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위의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전환방침에 금융투자업계도 반색하고 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번 자본시장 혁신과제가 자본시장의 새로운 도약과 혁신기업의 성장은 물론 투자의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규제를 네거티브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를 해결한 것으로 환영한다"면서도 "늘어난 자율성만큼 책임도 강하되기 때문에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등 자율규제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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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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