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발된 '옵티머스 5151억', 얼마나 회수할 수 있나

증발된 '옵티머스 5151억', 얼마나 회수할 수 있나

김소연 기자
2020.08.30 14:34

[MT리포트][옵티머스 주범 첫 재판, 사태의 재조명]<2>

[편집자주] 오는 9월1일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및 사내이사 등 주요 인물들의 첫 재판이 열린다. 최초 사태가 알려진 후 2개월여가 흐르는 기간 5100억원을 웃도는 규모의 펀드 사기가 조직적으로 행해졌음이 드러났다. 그사이 옵티머스 사태는 반환점을 돌았다. 금감원의 현장검사도 마무리됐지만 수백명 투자자들은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른다. 사모펀드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해본다.
미래통합당 사모펀드비리 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 유의동 위원장이 15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현장방문에 앞서 피해자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미래통합당 사모펀드비리 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 유의동 위원장이 15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현장방문에 앞서 피해자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옵티머스 사태로 묶인 투자자들의 자금만 5151억원이다. 펀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회계실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회수 가능성을 극히 낮게 보고 있다.

30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현재 삼일회계법인이 옵티머스 펀드 회계실사를 진행 중이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9월말 완료를 목표로 펀드를 실사하고 있다”며 “펀드 자산을 얼마나 상각할지 여부는 알수 없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사태가 처음 불거진 6월18일 이후 옵티머스 주범들이 모두 구속되거나 사직했다. 사태 해결은 외부에서 파견된 관리인들에게 맡겨졌다.

얼마 전에는 금융감독원에서 파견된 관리인이 옵티머스 최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라피크 등 사모사채의 원금 80%를 상각 처리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당시 회계상 손실처리를 하려던 금액은 약 3800억원으로 전체 환매중단(예정 포함) 금액의 74%에 달하는 규모였다. 삼일회계법인의 펀드 회계실사와 무관하게 진행된 내용이지만 부실자산이 많아 자산 회수율이 이보다 더 높아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 실사란 펀드 자산의 실제가치 등을 현 시점에서 평가해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평가하는 작업이다.

펀드 상각비율이 높을수록 투자원금 훼손이 크다는 뜻으로 투자자들이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은 그만큼 줄어든다.

2018년 이후 판매된 옵티머스 공공기관 매출채권 펀드 대부분이 한계기업의 사모사채를 담고 있다는 점이 회수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꼽힌다.

펀드 편입 자산의 약 98%가 자산성이 떨어지는 비상장사 사모사채들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98%라는 숫자도 옵티머스 주범들이 작성한 장부에 따른 것이다. 믿기 어려운 숫자라는 얘기다.

이 사모사채들은 다른 부실 부동산 사업이나 부실기업으로 돈이 넘어가기 전의 중간 기착지에 불과했다. 이 중 약 3000억원이 이들 법인을 돌고돌아 부동산 등에 재투자됐다. 투자한 부동산도 개발이 어렵거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회수가 쉽지 않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투자 구조/자료제공=금감원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투자 구조/자료제공=금감원

나머지 약 2000억원의 행방에 대한 실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 역시 복잡한 경로를 거쳐 빠져나간 만큼 소명이 쉽지 않다.

펀드 자금 일부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개인계좌에 넣어 주식·선물옵션 매매 등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자금의 원천이 펀드 자산이다. 이번 옵티머스 펀드계약으로 인한 자금흐름은 ‘투자자→판매사→운용사(옵티머스)’로 이어졌다.

이번처럼 펀드 환매중단 등으로 문제가 생기면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돈은 그 역순으로 흘러가야 한다. 운용사가 돌려줄 돈이 없으면 사실상 투자자들이 받을 돈은 없는 셈이다.

전체 환매중단 금액(5151억원)의 84%에 달하는 4327억원어치를 판매한 NH투자증권이 최근 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의 최고 70% 규모의 유동성을 투자자들에게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고객 보호 차원에서 단행된 선제조치일 뿐이다.

이와 별도로 NH투자증권은 자사 IB(투자은행) 인력을 투입해 옵티머스 펀드자금이 흘러들어간 전국 부동산 등 자산을 실사하기도 했다. 해당 자산의 개발 및 매각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다. 물론 이를 통해 얼마를 더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달려 있다. 옵티머스 투자자들의 피해를 보전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소연 기자

증권부 김소연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