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몇 백원이라도 더"…증권사 창구 개미로 북새통, 왜?

"이자 몇 백원이라도 더"…증권사 창구 개미로 북새통, 왜?

성시호 기자
2025.10.23 08:26

CMA MMW, RP·발행어음형보다 수익률 높아
입소문 인기…비대면 불가 '장벽'

/그래픽=김지영
/그래픽=김지영

"혹시 방송에 나왔나요? 요즘 문의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네요."

지난 21일 서울 시내의 한 증권사 영업점 직원 A씨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머니마켓랩(MMW)형으로 변경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이 업무로 창구를 방문하는 고객이 추석 연휴 이후 몇 배는 늘었다고 A씨는 설명했다. 대화 도중에도 옆 창구에선 번호표를 든 손님이 MMW형 CMA를 찾았다.

자신의 CMA를 환매조건부채권(RP)형에서 MMW형으로 변경한 40대 남성 개인투자자 B씨는 "유튜브 영상으로 상품을 소개받았다"며 "요새 코스피가 많이 올라서 주식 거래량을 늘렸는데, 놀리던 현금으로 이자를 몇백원, 몇천원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발품을 팔았다"고 했다.

국내증시가 코스피 3900선을 넘보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개미들의 관심이 대기자금 활용처로도 옮겨붙고 있다. 통상 증권사 계좌의 '기본값'으로 여겨지는 RP형 CMA의 수익률이 저금리 기조 탓에 낮아지면서 조금이라도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MMW형 CMA를 택하는 이들이 느는 추세다.

CMA는 고객이 입금한 돈을 증권사가 채권·어음 등 단기 금융상품으로 굴려주는 계좌다. 계좌이체·체크카드 등으로 출금을 요청할 경우 즉시 상품을 되팔아 돈을 돌려준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체감상 은행 계좌와 비슷하지만, CMA는 고객이 단기 금융상품의 종류를 골라야 한다.

증권사는 첫 계좌를 개설하는 개인 고객에게 주로 RP형 CMA를 개설해준다. 국공채·지방채·회사채 담보 RP를 투자처로 삼는 상품이다. 발행어음 발행권을 가진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KB증권은 발행어음형 CMA를 제공하기도 한다. MMW형 CMA는 한국증권금융이 돈을 굴려주는 상품이다.

머니마켓펀드(MMF)형 CMA는 MMF 매입이 까다로워지며 사장세에 접어들었고, 종합금융형 CMA는 유일하게 예금자보호 대상이지만 판매권을 가진 증권사가 우리투자증권 한 곳에 불과한 탓에 시장에선 RP형·발행어음형·MMW형 CMA를 주요 상품으로 본다.

개미들의 구미를 돋우는 대목은 MMW형 CMA의 수익률이 RP형·발행어음형보다 0.20~0.30%포인트 높다는 데 있다. 하루 단위로 이자를 정산한 뒤 재투자하는 방식을 채택해 일복리 효과를 낸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토스뱅크 등 은행이 도입한 '매일 이자받기'를 이미 구현한 셈이다. 한국증권금융이 국내 신용평가 3사로부터 받은 최고등급(AAA)도 신뢰성을 뒷받침한다.

단점은 저조한 접근성이다. MMW형 CMA는 모든 증권사가 위험도 낮은 상품으로 분류하지만, 법령상 '투자일임계약'에 해당해 비대면 가입이 불가능한 터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보편화한 시대에 직접 신분증을 들고 증권사 창구를 찾는 번거로움과 부족한 영업점 수는 발목을 잡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국 증권사 영업점은 올해 1분기 700곳에 못 미쳤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MMW형 CMA는 대표적인 저마진 상품인 데다 대면 가입이 필수여서 적극적으로 판촉에 나서기 어렵다"며 "다른 CMA 상품보다 수익률이 높지만, 고객이 증권사를 갈아타도록 유인하기엔 부족하다는 점도 한몫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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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호 기자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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