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투자증권(36,400원 ▼1,950 -5.08%)이 최근 미승인 주식 매매를 막기 위해 전산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했다. 지난해 한 직원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하는 개인 일탈로 불법적인 시세 차익을 거뒀던 사건이 발생한 직후 윤병운 사장의 지시로 전방위적으로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나선데 따른 후속 조치다. NH투자증권은 임원의 주식매수를 지난해 11월부터 완전히 금지하고 현재는 기존에 매입한 주식만 매도 가능토록 내부통제 지침을 세우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승인 없는 매매를 원천 차단하는 전산 시스템의 구축을 지난 6일 완료했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법 주식 매매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조치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윤 사장의 지시로 전담 테스크포스팀(TFT)을 신설했다. 윤사장은 해당 TFT의 팀장으로 △미공개정보 이용 방지 시스템 △임원 책임 수위 △교육 실태 △제보 체계 등의 구조적 취약점을 점검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에 대해 '사후 적발'에서 '사전 차단'으로 단계적인 대응 수위를 높였다. 관련 내부통제 책임은 특정 부서의 역할이 아닌 전사 역할로 확대한 상태다.
지난해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을 겪은 NH투자증권은 이를 개인의 일탈로 마무리짓지 않고, 회사 차원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는 계기로 삼았다. 실제로 금융업계에서는 내부통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담당자나 부서에 책임을 집중시키고 조직 차원의 구조적 원인 분석은 소홀히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NH투자증권은 이러한 관행과 결을 달리해 내부통제를 특정 부서의 역할로 한정하지 않고 전사적 책임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의 경영진은 현재 국내 상장주식을 매입할 수 없다. 임원들은 불공정거래 방지 관련 준법서약서를 제출했고, 증권계좌 보유 현황과 거래 내역도 자진신고했다. 특히 이들은 가족 명의의 계좌에 대해서도 회사 차원의 모닝터링을 수용했다.
윤 사장은 지난해 11월 미공개정보를 포함한 각종 중대 불법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조치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의 도입을 공식 선언했다. 내부 제보와 그에 따른 포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내규정도 개정했다. 지난달에는 미공개정보 취급 임직원 등록관리시스템상에서 프로젝트 참여 시점부터 매매가 제한되는 시스템도 새로 도입했다. 이어 이해 상충이 우려되는 부서의 국내 상장주식 거래에서 부서장의 사전 승인 권한도 강화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의 내부통제 방안이 향후 미공개정보를 활용한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증권사 대응의 기준 지침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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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NH투자증권은 빠른 내부통제 강화 조치를 통해 투자은행(IB) 업무를 차질 없이 이어갔다. NH투자증권은 올들어 에코마케팅, 더존비즈온 등 공개매수 주관 업무를 잇달아 수임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최근 시작된 더존비즈온 공개매수 규모는 역대 최대인 2조2000억원에 이른다. 해당 거래의 발행사 EQT파트너스는 주관사를 선정할 때 글로벌 수준의 높은 컴플라이언스(법규 준수) 기준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NH투자증권의 강화된 내부통제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체질 개선의 기회로 전환한 과정은 내부통제를 경쟁력의 기반으로 삼는 금융회사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위기 앞에서 최소한의 수습에 머무르지 않고 조직 전체의 체질을 바꾸는 방향으로 나아간 선택은 단기적 성과보다 중장기적 신뢰를 우선시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