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는 공공재인가]⑦재산권 침해를 둘러싼 위헌시비도 논란거리

금융당국의 가상자산거래소 소유분산론에 대해 법조계·학계는 회의적으로 반응했다. 가상자산 시장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선 기계적인 지분 분산보다 불공정행위를 직접 겨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수직계열화가 낳은 불안정성에 주목한다. 모객이 증권사, 유통이 한국거래소·넥스트레이드, 보관·결제가 한국예탁결제원으로 분리된 주식과 달리 가상자산은 거래소가 각종 기능을 전담하는 구조다. 해외에선 거래소가 자체 가상자산을 발행하기도 한다.
그간 가상자산 상장·상장폐지(거래지원·거래지원종료) 불투명성, 수수료 담합·내부통제 부실·시장감시 소홀 등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졌지만 소유분산화로는 우려를 덜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재산권 침해를 둘러싼 위헌시비도 논란거리다.
최승재 세종대 법학과 교수는 "목적은 결국 시장 건전성 확보와 소비자보호 강화"라며 "만약 시스템 리스크(시장붕괴 위험)가 있다면 건전성 규제를 도입할 수 있고, 소비자를 위해선 '총액인수' 등 책임을 가상자산거래소에 지우자고 제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총액인수는 기업이 주식·채권 등을 발행할 때 주관 증권사가 물량 전부를 인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최 교수는 "재산권을 규제해야 할 때가 있지만, 헌법은 행위규제만으로 충분할 경우 사전적으로 진입규제를 하면 안 된다고 규정한다"며 "대주주 지분제한은 사전적 진입규제에 해당하는 구조적 시정조치여서 재산권 침해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감기에 걸렸다고 다리를 자를 순 없다"며 "대주주 지분 강제매각이라는 수단이 불가피한지, 덜 충격적인 방법은 없는지 고민하고 대안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는 "정부 주도로 지분을 강제로 분산시키기보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지분이 자율적으로 분산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상장을 통해 블랙록 등 기관투자자를 유치하며 자율적인 지배구조 분산을 이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국내 금융사들이 2024년 도입한 '책무구조도'를 가상자산거래소에도 적용하는 방법도 있다"며 "책임영역과 최종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도 이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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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혜 법무법인 창천 변호사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으로 공시의무 도입이 예정됐는데, 다른 논의에 밀려 간략하게 지나가고 있다"며 "입법으로 필요한 사항은 실질적 지배구조 투명성·이해상충 차단·고객자산 보호·책임소재와 피해회복 수단 확립"이라고 밝혔다.
현 변호사는 "거래소를 누가 소유하냐는 프레임보다 지배력의 질을 심사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전환하는 조처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했다.
차상진 법률사무소 비컴 변호사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체계를 차용·조정해서 해결할 문제"라며 "현실적으로는 가상자산거래소 지분이 분산되면 책임소재가 불명확해질 수 있고, 실무현장에선 '누군가 책임질 주주가 있는 게 낫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명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입법지연의 답습을 끊는 제도적 장치와 적극적인 규제 샌드박스 활용도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론 금융혁신지원특별법 배제대상을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개정하고,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등 신규법률도 포함해서 제도가 현실의 변화를 따라갈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