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끝났다는 '채비'…적자·오버행 부담 속 청약돌입

캐즘 끝났다는 '채비'…적자·오버행 부담 속 청약돌입

성시호 기자
2026.04.14 17:20

국내 급속충전 운영 선두
오는 20~21일 청약 돌입

최영훈 채비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성시호
최영훈 채비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성시호

"경쟁자는 떠났고, 부지는 선점했으며 전기차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영훈 채비 대표(사진)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전기차 급속충전 시장의 공급부족은 구조적"이라고 말했다. 선두를 유지 중인 시장점유율과 국내외 전기차 보급추이를 감안하면 수익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미래 사업성과 전기차 수요둔화·밸류에이션 부담을 저울질하고 있다.

상장 최대 걸림돌로 지목된 전기차 수요둔화론에 대해 최 대표는 "한국에만 있던 캐즘은 끝났다"며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 1~2월 누적 기준 전년동기 대비 193% 증가하며 빠른 증가세"라고 했다.

채비는 국내 전기차 급속충전소 운영(CPO) 1위 사업자로 2016년 설립됐다. 2024년 개명 전 사명 '대영채비'로 전기차 운전자층에서 인지도가 높다. 관리 중인 충전면(차량구획) 규모는 정부 충전소 포함 총 1만면으로, 그중 6000면을 직영한다.

전기차 충전기 개발·제조를 병행해 충전소 구축·운영을 일원화하고 공공부지를 집중 공략하는 사업구조가 특징이다. 전체 부지의 약 71%를 공공에서 확보, 임차료를 아껴 공헌이익률을 50% 이상으로 높였다고 채비는 설명했다.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CPO 51.5%, 충전기 제조·판매 48.5%으로 나뉘었다.

청사진으로는 해외진출을 제시했다. 미국에 법인사무소와 물류창고를 개설했고, 캘리포니아주 보조금 사업(CALeVIP) 충전 운영·제조 사업자로 선정돼 국가 전기차 인프라 프로그램(NEVI)을 노리고 있다. 앞으로 미국 현지공장을 구축하고 인도 합작법인 설립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IPO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한국거래소로부터 이익미실현 특례(테슬라 요건)를 적용받은 데다 상장예비심사 기간이 7개월에 달해서다. 지난해 실적은 연결 매출 1017억원·영업손실 2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6%·7.4% 증가한 상태다.

증권신고서를 3차례 정정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특히 국내 전기차 신차판매량 전망을 변경하면서도 할인율 범위를 좁히는 등의 방식으로 유지한 공모가는 시장의 비판을 샀다.

최 대표는 "올 4분기 EBITDA(상각전영업이익) 기준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내년엔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본격적인 흑자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며 "충전수요 급증보다 부족한 신규 인프라 공급이 확인되면서 흑자전환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선 몇가지 부정적인 부분도 주목하고 있다. 김성환 다인자산운용 연구원은 "CPO 사업에서 부지확보는 사업 핵심으로 채비는 구조적 원가우위를 보유했다"며 "대기업들이 매각·철수를 선택한 점 역시 시장 진입장벽이 단순한 자본력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남주신 DB증권 연구원은 "핵심 리스크는 충전 인프라 가동률, 투자회수 지연에 따른 현금흐름 부담, 전력·인허가 기반 확장 제약으로 압축된다"며 "충전소 이용률 상승속도는 단순한 수요변동을 넘어 사업모델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변수"라고 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포인트는 시장지배력 기반의 안정적인 CPO 매출과 해외진출·신사업을 통한 중장기 성장 기대감"이라면서도 "유통가능 주식물량의 비중이 전체의 24.8%(1185만주)로 적지만, 공모가 상단 기준 1812억원으로 금액면에선 소폭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채비는 총 100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공모가 1만2300~1만5300원 기준 공모금액은 1230억~1530억원이다. 수요예측은 오는 10~16일, 청약은 20~21일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KB·삼성증권, 공동주관사는 대신·하나증권이다.

채비 상장 개요/그래픽=김지영
채비 상장 개요/그래픽=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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