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증자' 클로봇, M&A 승부수에도 FI는 '탈출'… LS티라유텍 블록딜

'2000억 증자' 클로봇, M&A 승부수에도 FI는 '탈출'… LS티라유텍 블록딜

박기영 기자
2026.04.30 11:41

서비스 로봇 소프트웨어(SW) 기업 클로봇(51,200원 ▼300 -0.58%)이 2000억원 규모 공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가운데 주요 FI(재무적 투자자)가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보유 지분 처분에 나섰다. 상장 1년 6개월여만에 지분 희석 우려가 불거지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티라유텍(8,990원 ▼400 -4.26%)은보유하고 있던 클로봇 주식 68만여주(지분율 2.72%)를 얼터너티브투자자문자산운용에 338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얼터너티브투자자문자산운용은 블록딜 전문 자산운용사다. 이는 블록딜 형식을 이용했지만 본질적으로는 주식을 시장에 팔고 현금화한 것이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제로원과 네이버 D2SF도 블록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봇은 2017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출신 로봇연구진들이 창업한 서비스 로봇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현대차그룹 제로원, 네이버 D2SF, 롯데벤처스 등에서 누적 320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이중 일부 투자자는 클로봇 상장 이후에도 지분을 보유해왔다.

클로봇은 지난 3일 549만여주 규모 구주주 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예정발행가액 3만6400원 기준으로 총 2000억원 규모다. 이는 총 발행주식 수 대비 21%에 달하는 수준이다. 증자 소식이 전해지자 5만원대였던 주가는 4만원대 초반까지 급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은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인수 추진이다. 클로봇은 구주주와 일반 투자자에게 2000억원을 모아 이중 700억원을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인수에 쓸 예정이다. 아울러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인수 후 458억원을 출자해 총 125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나머지 자금은 해외법인 설립 및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현재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인수를 위해 팩투스컴퍼니와 컴소시엄을 구성해 LOI(구매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문제는 자금 조달의 정당성이다.클로봇은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했던 390억원의 대부분을 여전히 현금성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91억원 규모다. 유동성이 충분한 상황에서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대규모 증자를 강행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클로봇은 지난해 실적이 상장 직전 전망치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클로봇은 상장 직전 지난해 매출액을 653억원으로 전망했으나, 실제 매출은 36% 낮은 414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역시 46억원 흑자 예상과 달리 3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클로봇은 "로봇시장이 상용화 확대 이전의 캐즘에 진입하면서 서비스 및 물류로봇의 신규 수요가 당초 예측보다 지연됐다"며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주요 고객사가 사업을 내재화 또는 의사결정 연기를 진행해 매출 지연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용 증가에 대해서도 "매출 확대를 예상해 선제적으로 투입했던 인건비 및 R&D 비용 등 고정비 부담이 지속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최대주주인 김창구 대표는 증자 참여를 위해 개인자금 10억원을 출연하고 미청약 신주인수권증서를 매각한 자금을 더해 청약할 계획이다. 권리를 팔아 확보한 자금으로 주식을 취득하는 방식이라 경영권 지분 희석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클로봇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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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기자

미래산업부에서 스타트업과 상장사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제보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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