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우려에 따른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와 원화 강세가 맞물리며 미국 대표지수 중심으로 자금 이동이 가속화됐다고 분석했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25억9604만달러(약 3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달 순매수금액 6억3296만달러의 약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앞서 4월과 5월은 각각 4억6892만달러, 1억9976만달러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다. 두 달 연속 순매도 흐름을 보이다 6월 순매수로 전환한 뒤, 이달 들어 매수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부활은 국내 증시 부진과 맞물려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은 전일 기준 각각 1785.86포인트(21%), 167.96포인트(18%)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 안정화 조치인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2차례, 11차례 발동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김상율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운용본부 이사는 "메모리반도체 단기 피크아웃 우려가 겹치면서 코스피는 짧은 기간에 큰 폭의 조정을 보인 반면, S&P500과 나스닥100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며 "자산의 변동성을 견디기 어려워진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장을 찾아 이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까지 내려오면서 달러 환전 부담이 줄었고, 국내 증시가 흔들릴 때 대안으로서 미국 시장을 먼저 떠올리는 자산 배분 인식 자체가 정착되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상장 ETF 중에서도 해외 주식 투자 상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해외주식형 ETF 순자산은 128조9078억원으로 이달 들어 2조6000억원이 늘었다. 반면 국내주식형 ETF의 경우 158조8826억원으로 41조1467억원이나 감소했다. 개인 투자자 순매수가 많았던 ETF 20위권에는 미국 증시 투자 ETF 8개가 자리잡으며 전달 대비 2개가 늘었다.
TIGER 미국S&P500(27,445원 ▲480 +1.78%), KODEX 미국나스닥100(27,825원 ▲225 +0.82%), KODEX 미국S&P500(24,880원 ▲295 +1.2%), TIGER 미국나스닥100(185,790원 ▲1,435 +0.78%),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15,510원 ▲210 +1.37%),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11,095원 ▲70 +0.63%), TIME 미국나스닥100액티브(48,145원 ▼490 -1.01%),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42,520원 ▲565 +1.35%) 등으로 대부분 대표지수형 상품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에 많이 투자하는 건 결과적으로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이라며 "특히 미국은 개별 주식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하니 지수를 추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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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수익률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는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 따라 이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반도체 업황이 안정된어야 한다고 본다. 김상률 이사는 "코스피200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비중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특정 산업·종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라며 "이 두 종목이 반도체 업황의 단기 피크아웃 논란 등으로 큰 변동성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종목의 변동성이 완화되면 현재 저평가 영역에 있는 국내 증시도 안정을 되찾고, 이탈했던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