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규모 유지…"자진상폐 1년간 없다"
소액주주,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

SK디앤디(4,750원 ▼120 -2.46%)가 상장주식 수 240% 규모 유상증자를 재추진키로 결정하면서 소액주주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12일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SK디앤디 소액주주연대는 전날 회사 측에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서를 발송했다. 이날 오후 2시까지 액트에 SK디앤디 보유주식을 인증한 주주들의 합산 지분율은 10.77%(200만5600주·706명)다.
증권가에선 소액주주연대에 예상되는 다음 행보로 임시 주주총회와 집회를 통한 공론화를 지목했다. 최대주주(한앤코개발홀딩스·이하 한앤코) 지분율이 78.69%에 달하고 여타 주요주주가 부재하는 지배구조상 소액주주 측이 강제력 있는 조처에 나서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SK디앤디는 지난달 28일 장 종료 후 채무상환자금 1367억원을 모집하기 위해 주당 3060원에 신주 4468만1000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방식 유증을 공시했다. 1분기 실적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2를 밑도는 가운데 장내 거래가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책정된 신주 모집가와 상장주식 수의 2배를 웃도는 신주 발행규모는 공시 이튿날 하한가 거래를 촉발했다.
금감원의 정정요구에 SK디앤디가 신주 발행조건을 변경하는 대신 자금조달 필요성과 채무 불이행 위험성을 뒷받침하는 사업현황을 대거 추가, 지난 10일 정정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소액주주 측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SK디앤디는 10월 62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 만기, 747억원 규모의 군포 지식산업센터 중도금 대출 연대보증 채무가 돌아오는 탓에 유증 축소는 고려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앤코는 지난해 2차례 자진 상폐 목적 공개매수를 실시, 청약 미달로 실패한 전례가 있다. 이번 유증으로 대주주 지분율을 상향, 자진 상장폐지 사전작업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소액주주 측 의혹 제기와 관련해 SK디앤디는 "최대주주로부터 최소 1년간 상폐를 추진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는 문구를 정정 신고서에 덧붙였다. 기존 신고서엔 '당분간 의사가 없다'는 취지로 기재한 부분이다. 확언을 자제하는 업계 관례상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됐지만, 소액주주 측은 1년 이후 자진 상폐가 진행될 것으로 의심하는 실정이다.
정정된 증권신고서가 오는 21일 효력 발생을 앞둔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다시 금감원으로 쏠린다. 올 들어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연달아 받는 상장사가 증가한 탓에 SK디앤디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사하게 '유증규모 유지·주주설명 보강' 전략을 편 에코프로비엠은 신고서 효력발생일(25일)이 늦어 선행사례로 삼기 어려워졌다.
SK디앤디는 "유증 목적과 재무상황·개선계획에 대해 정정 신고서를 통해 최대한 성실하게 정보를 공개했다"며 "주주들의 다양한 의견과 우려에 대해 앞으로도 성실히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