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금 머니무브" 1년반만에 은행→증권 5.3조

단독 "연금 머니무브" 1년반만에 은행→증권 5.3조

김나경 기자
2026.08.1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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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후 1년 8개월간
'증권사 압승' 4.2조 순유입, 은행은 4조 순유출
절세되는 연금저축도 보험·신탁에서 펀드로
'코스피 활황+실시간 ETF 거래' 증권사 선호현상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앞두고 업권 간 경쟁 심화

퇴직연금 실물이전 현황, 퇴직연금 개인형 IRP 실물이전 현황/그래픽=윤선정
퇴직연금 실물이전 현황, 퇴직연금 개인형 IRP 실물이전 현황/그래픽=윤선정

최근 1년6개월간 5조원이 넘는 퇴직연금 적립금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했다. 은행·보험을 통해 운용하던 연금저축상품을 증권사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한 금액은 9조원을 넘어섰다. 증권사가 은행·보험의 연금 자금을 대거 흡수하고 있는 가운데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으로 업권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작된 2024년 10월말부터 올해 6월말까지 총 15조8699억원의 적립금이 이전됐다.

이 중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이전이 5조2225억원으로 전체의 33%를 차지했다. 증권에서 은행으로의 이전은 1조2984억원으로 반대 방향(은행→증권)의 4분의1에 불과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은 가입자가 ETF 등 개별 상품은 그대로 두고 금융사만 바꿀 수 있는 제도다. DB(확정급여형)·DC(확정기여형)·IRP(개인형 퇴직연금) 등 같은 유형으로만 실물이전이 가능하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후 1년8개월간 은행 퇴직연금은 순유출된 반면 증권사는 그만큼의 순유입이 일어났다. 증권사에서는 실물이전으로 나간 규모의 약 2배가 유입돼 총 4조1513억원이 순유입됐다. 은행은 3조9714억원, 보험은 1789억원이 각각 순유출됐다.

특히 퇴직연금 IRP에서 증권과 은행 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증권이 3조426억원을 순유입한 사이 은행은 2조7544억원을 잃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증권사 IRP로 1조7422억원이 순유입돼 은행·보험에서의 이탈이 거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영업점과 기업(법인) 네트워크가 많은 은행은 증권사와 비교해 기본적인 영업역량이 더 높지만 증시 활황이라는 시장 환경이 더욱 강력했다"며 "ETF(상장지수펀드) 선호도가 높아진 와중에 증권사 앱 내 실시간 ETF 거래가 가능한 것도 연금 머니무브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금저축 상품에서도 증권사로의 연금 머니무브 바람이 거셌다. 개인이 퇴직연금과 별도로 일정기간 납입한 후 연금 형태로 인출할 경우 최대 60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은 보험·신탁·펀드 등 3가지 상품이 대표적이다. 금감원이 박홍배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금저축보험·신탁에서 연금저축펀드로 이전된 금액은 1조9480억원에 달했다. 2024년부터 올 1분기까지 총 이전 금액은 9조2585억원으로 특히 최근 6개월간 3조3939억원이 연금저축펀드로 옮겨왔다.

올해 하반기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위한 법 개정이 유력한 가운데 각 업권의 연금고객 유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연금자금 이탈이 심한 은행·보험뿐 아니라 증권사도 국민연금(NPS)과 같은 대형 수탁법인 등장에 따른 고객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연금저축펀드 이전 및 신규계좌 현황/그래픽=이지혜
연금저축펀드 이전 및 신규계좌 현황/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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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김나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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