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속신탁학회 개최…김현진 인하대 교수 발표

한국상속신탁학회는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법무법인 트러스트 사무실에서 '거장들의 유산과 미술품 승계법리'라는 주제로 전문가들과 논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한국상속신탁학회 세미나에서는 '미술관에 간 법학자'의 저자 김현진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표를 맡았다. 김 교수는 미술품으로 상속세와 증여세를 납부하는 방식의 미술품 물납이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국내 법률에서는 금융재산이 부족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미술품 물납을 인정하고 있다. 삼성그룹 상속인들은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모은 2만3000여점 미술품을 상속하지 않고 박물관과 미술관에 기증했다. 업계는 당시 기증한 미술품의 가치를 10조원으로 추정했다.
김 교수는 작가의 유산은 유형·무형 자산, 지식재산권, 사후에도 발생하는 수익 권리를 모두 포함한다고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술계의 거장 피카소의 상속인들은 피카소의 작품을 프랑스 정부에 귀속해 상속세를 치렀다. 정부가 피카소의 작품에 대한 상속세 물납을 인정하면서 피카소 미술관이 설립됐고, 이는 관광산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냈다. 로스코 재단 해산, 박물관 분배 등 사유재산이 공공재산으로 전환되는 사례도 있다.
한국상속신탁학회 회장인 김상훈 법무법인 트러스트 대표변호사는 상속세 물납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 미술품이 상속 대상인 경우에 한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술품 물납은 상속세뿐만 아니라 증여세에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변호사는 "미술품 물납제가 도입됐지만 요건이 엄격해 실제로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상속재산 중 금융재산이 부족한 때 보충적으로 미술품 물납을 허용하는 문제 등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 내셔널 갤러리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물납 미술품을 통해 컬렉션을 확충했고 파리 피카소 미술관이 유족들의 물납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