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협 "늑대무리 행동주의, 규율 벗어날 우려"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공동행사를 촉진하기 위해 대량보유 보고의무(5%룰)를 완화하는 입법 논의가 빨라지면서 국내 상장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튜어드십(수탁자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가 자칫 기습적인 경영권 분쟁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소속 김남근 의원은 특별관계자 지분합산 요건에서 의결권 공동·대리행사를 제외하고 5%룰 예외를 확대하는 취지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관련기사☞[단독] 연기금 공동의결권 행사 '족쇄' 푼다…與 '5%룰 완화' 법제화)
김 의원안은 지난 8월 같은 당 박홍배 의원이 대표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비슷한 맥락의 '스튜어드십 강화안'으로 분류된다. 박 의원은 보유 목적 판단기준, 지배력 행사 목적, 공동보유자 범위 등을 축소해 주주 관여 활동을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상장협)는 지난달 박 의원안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2020년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의 범위가 축소된 상황에서 5%룰을 추가로 완화하면 규제 공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상장협은 "5%룰은 대량보유자의 보유목적을 밝혀 기업과 일반투자자에게 경영참여 가능성을 적시에 제공해 투자판단을 지원하는 게 목적"이라며 "기관의 적극적 스튜어드십 활동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독립이사·감사·감사위원의 선·해임 등은 이사회와 감사기구를 구성하는 핵심 의사결정 사항이므로 법령상 경영참여 행위에서 배제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미국·일본은 특정인을 임원으로 선임하라는 요구를 경영참여 행위로 취급하고 있다"고 했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5%룰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안에 대해서도 상장협은 우려를 나타냈다.
상장협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는 특정 안건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타인의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결집하는 행위"라며 "일률적 제외를 단행하면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도 경영참여 목적에 따른 보고규율이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공동보유자 범위 축소에 대해선 "지시권한을 통한 관계만 공동보유로 인정하면 독립된 투자자들이 지시·종속관계 없이 느슨하게 연계해 의결권을 공동행사하는 울프팩(늑대 무리) 행동주의가 규율에서 배제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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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협은 또 "한국은 경영참여 행위를 9개로 열거하지만, 일본은 중요제안행위 15개를 규정하며 미국은 구체적 한정 없이 목적·행동 맥락에 따라 포괄적으로 판단한다"며 "공동보유 역시 한국은 공동 취득·처분이나 상호 양수도 외엔 의결권 공동행사를 좁게 규율하지만, 미국·독일·일본은 의결권 공동행사 외 공동행동도 일정 요건에 따라 지분 합산대상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