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無常)'은 생각과 관계까지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불교의 가르침이다. 이를 진리로 받아들여 깨달음을 얻으면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고 한다.
최근 주식시장은 무상하다.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혔던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하루에 수조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시장 침체로 이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시장은 올해 6월 초까지만 해도 코스피 1만포인트를 내다봤다. AI(인공지능) 대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 관련 종목으로 투자 자금이 몰렸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반도체 대형주에 힘을 실으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중동전쟁, 유가 불안, 원화 약세 등 거시경제 변수와 무관하게 랠리를 이어가자 증시 저평가가 해소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은 현재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 종목에 수급이 쏠리면서 코스닥을 비롯한 중소형주가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지난 6~7월 코스닥지수는 33% 넘게 떨어졌다.
정부 정책은 또 다른 악재로 작용했다. 시가총액 기준 미달 기업과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를 퇴출하겠다는 계획은 시장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와 달리 투자 피해를 키웠다.
특히 기술평가 특례상장사인 샤페론, E8, 노을, 모아데이타 등은 주가가 10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지난 8월부터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거래소는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이 증시에 입성한 점을 감안해 기술평가 특례상장사에 상장폐지 요건 적용을 유예하는 조항을 마련했지만 기존 특례상장사는 유예 대상에서 빠졌다.
거래소 조치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월 시총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핀텔은 9월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2일 케이엠제약의 같은 신청을 받아들이며 시총 미달만으로 소명 기회를 원천 배제한 것은 기업의 절차참여권 침해라고 판단했다.
증권가에서는 관리종목 지정으로 투자자가 이탈해 주가가 내리고 서둘러 손절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주가가 다시 내리는 악순환을 우려한다. 이들은 한미반도체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00원대, 2000원대에 거래됐던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 시장은 무상하다. 일부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본 기술평가 특례상장 제도의 취지도 세상이 무상하다는 고민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기술특례상장사의 상장폐지는 '실질적 상장폐지 사유'로 새로 살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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