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데이터선물하기' 금전적 거래 변질… 청소년들 남용 우려

"데이터 2기가 팝니다."
"요즘 1기가(GB·기가바이트)에 얼마쯤하죠?"
"데이터 1기가 삽니다. 쪽지 주시면 바로 입금해드려요."
LTE(롱텀에볼루션) 시대 데이터를 개인 간에 사고파는 신종 거래가 등장했다.
LTE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데이터 사용이 크게 늘면서 부족한 데이터를 저렴하게 사려는 것. 데이터가 남는 사람들도 돈을 받고 데이터를 팔 수 있어 통신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데이터 사용에 제약이 많은 청소년들이 남용할 경우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국내 온라인 휴대폰 판매 사이트나 각종 커뮤니티별로 하루 수십건씩 데이터를 사거나 팔겠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거래가격은 제시하기 나름이지만 1GB에 2500원 수준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온라인에서 쪽지를 주고받거나 전화번호를 공유해 바로 계좌로 입금해주는 방식이다.
LTE 가입자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이 '데이터 선물하기' 서비스를 이달부터 선보이면서 나타난 신종 거래다.
LTE요금제 이용고객이 자신의 데이터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서비스다. 월 2회, 월 최대 2GB까지 줄 수 있고 1회당 100MB~1GB 내에서 100MB 단위로 선택해 보내면 된다. SK텔레콤 이동전화 고객끼리만 주고받을 수 있다.
선물할 수 있는 사람은 LTE 고객이어야 하지만 데이터를 받을 땐 LTE 뿐 아니라 3G 계열(올인원, 청소년요금제 등) 가입자도 받을 수 있다. 주고받는 방법은 간단하다. 주려는 사람이 T월드 사이트나 앱에 접속해 '데이터 선물하기' 메뉴에서 받을 사람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SK텔레콤은 당혹해하는 눈치다. 가족, 친구 등 지인끼리 데이터를 주고받아 고객편의를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도입했는데 금전거래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 개인 간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 금전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피해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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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청소년의 과도한 데이터를 사용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청소년들은 스마트폰 중독을 우려해 대부분 청소년요금제로 가입돼있다. '데이터 선물하기'는 청소년이 줄 수는 없지만 받는 것은 가능하다. 자녀가 쓰는 폰이라도 부모 등 성인 명의로 돼 있다면 데이터 선물하기가 가능하다. 또, 청소년끼리 데이터를 강압적으로 요구할 수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부모 명의 폰은 어쩔 수 없지만 청소년 명의로는 데이터를 주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고객들의 반응이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거래가 확산되면 고객들이 싼 요금제를 택해 데이터는 별도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손해보는 서비스가 될 수 있지만 당초 고객 편의를 위해 도입한 만큼, 데이터 선물 한도를 줄이거나 상대를 가족으로 국한하는 등의 제한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조직적·상업적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해 이용약관에 '금전 등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해당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서비스 이용을 제한할 예정'이라는 문구를 넣었다"라고 말했다.